류현진이 지난해 7월 최연소·최소경기 개인통산 1000탈삼진 기념으로 제작된 유니폼을 몸에 걸치고 웃고 있다. 류현진의 또 다른 이름 ‘99번’은 이제 LA 다저스 유니폼에 새겨졌다. 한화는 99번을 ‘임시결번’으로 비워둘지, 아니면 유망주에게 대물림할지 고민 중이다. 사진제공|한화이글스
한화, ML진출 에이스 등번호 처리 딜레마
복귀대비 임시결번·후배 대물림 놓고 고심
한화가 등번호 ‘99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99번’은 팀의 에이스 류현진(25)의 등번호였지만, 그가 LA 다저스로 떠나면서 주인을 잃게 됐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18일 “99번을 임시결번 시키는 게 맞을지, 아니면 후배들에게 대물림하는 게 더 의미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류현진이 7년간 우리 팀을 위해 뛴 공로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래 90번대는 코칭스태프가 다는 번호였다. 류현진도 입단(2005년 말) 당시 구대성이 사용했던 15번을 달았다가, 이듬해 구대성이 미국무대(뉴욕 메츠)에서 복귀하면서 남은 번호 중 99번을 선택했다. 그러나 지금은 프로 첫 해부터 ‘괴물본능’을 발휘한 류현진 덕분에 의미 있는 숫자가 됐다. 한화 관계자는 “초중고 야구 꿈나무들이 ‘99번’을 서로 달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연도(1999년)의 ‘99’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게 류현진 때문 아니겠나. 그래서 더욱 고민된다”고 설명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