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며느리들은 늘 잠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작품에서도 ‘다정하게도 석 달 내리 비가 계속 내리면, 한 달은 머리 빗고 한 달은 잠만 잘 텐데(多情三月長長雨 一月梳頭一月眠)’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연작시로 된 이 시의 첫째 작품에서는 ‘종일 푸른 산에서 고사리를 캐서 돌아오니, 달 걸린 절구통에 새벽 노래가 서늘하네. 이웃집 뿔 굽은 암소가 훨씬 부럽구나, 그래도 밤이 되면 한 번쯤은 한가함을 얻으니(盡日靑山採蕨還 月懸용杵曉歌寒 多羨隣家曲角* 夜來猶得一番閒)’라고 하였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한밤에 휴식을 취하는 소가 부럽다는 말이 나올까,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이를 이해해 주는 이제영 시인 같은 시부모가 있다면 다행입니다. 며느리를 맞아야 할 집이라면 이런 마음을 배워볼 만합니다.
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