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풍자로 美토니상 휩쓴 ‘애비뉴 큐’ 깜짝 1위레베카-고스트-위키드-레미제라블 4편 공동 2위
국내에서 선호하는 큰 작품이 아니라는 게 오히려 관심을 증폭시키는 이유다. 미국 PBS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를 패러디한 인형들이 어른이 돼 현실 세계로 나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미국 특유의 신랄한 풍자와 해학을 곁들여 풀어 낸 작은 뮤지컬이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인형을 손에 들고 연기한다.
뮤지컬 프로듀서이자 칼럼니스트인 조용신 씨는 “유쾌하고 풍자적이고 아이디어가 통통 튀는 젊고 새로운 뮤지컬”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평론가 이유리 청강대 교수는 “한국인이 정서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미국적 유머가 풍부해 과연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무척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7, 8월경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부인(레베카)을 사고로 잃은 막심 드 윈터 씨와 결혼해 그의 저택으로 들어간 ‘나’가 저택을 지배하는 레베카의 환영과 자신을 몰아내려는 집사 댄버스 부인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스릴 넘치게 풀었다. 막심 역에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댄버스 부인 역에 옥주현 신영숙, ‘나’ 역에 임혜영 김보경이 번갈아 선다. 고희경 홍익대 교수는 “캐스팅까지 마치고 브로드웨이 공연을 준비하다가 공연이 무산되긴 했지만 미국 시장에서도 주목한 화제작”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지막 저택이 불타는 장면이 압권이라는 평가다.
내년 11월부터 9개월간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웨스트엔드 뮤지컬 ‘고스트’도 공동 2위 그룹에 포함됐다. 1991년 국내에도 개봉돼 인기를 끈 영화 ‘사랑과 영혼’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으로 지난해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최신작. 박용호 뮤지컬해븐 대표는 “‘영상을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할 만큼 첨단 영상 기술이 쓰였다. 영상을 이용한 마술 같은 일루전도 볼거리”라고 말했다.
내년 12월(미정)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첫 한국어 공연으로 올리는 ‘위키드’, 11월 용인에서 공연을 시작하긴 했지만 내년 4월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서울 공연을 처음 시작하는 ‘레미제라블’도 공동 2위에 포함됐다.
톱 5에 들진 못했지만 3표를 얻은 미국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라이선스 초연도 기대를 모은다.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한 작품으로 8, 9월경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예정.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