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안철수’로 홀로서기 할 그릇 필요… 2013년 4월 재보선 이전 신당 창당할 수도
출국하는 安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그러나 안 전 후보가 6일 문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밝힌 이후 12일간 전국 11개 지역에서 32차례 유세를 벌이며 나름대로 전력을 다한 만큼 책임론이 안 전 후보에게 쏠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대선 이후 문 후보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급속히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안철수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범야권 정계개편이 ‘안철수 신당’과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본다. 안 전 후보가 대선에서 보여준 힘의 원동력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로 대표되는 ‘안철수 현상’이지만 그것만으로 ‘정치인 안철수’의 생명력을 이어가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19일 투표 직후 미국으로 떠난 안 전 후보가 내년 2월경 귀국해 정치 구상을 발표하고 4월 재·보궐선거 전 신당을 창당하거나 자신이 직접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범야권 정계개편이 현실화돼 ‘정치인 안철수’가 구심점을 얻으면 5년 뒤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근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R&R)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가 안 전 후보의 정치활동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안 전 후보가 안랩 보유 주식 절반을 기부해 올해 설립한 안철수재단은 창업·교육지원사업 같은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이 궤도에 오를 경우 그의 또 다른 정치적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랩 주가의 하락세는 계속될 수도 있다. 안 전 후보의 9월 출마선언 당시 13만 원 수준에 육박하던 안랩 주가는 19일 현재 3만9700원으로 뚝 떨어졌다.
안 전 후보는 19일 오전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투표한 뒤 기자들에게 “다들 투표는 하셨어요?”라고 묻고는 말없이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오후엔 인천공항을 통해 밝은 얼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