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는 적극적인 대북(對北) 대화론자다. 30년간 상원에서 외교 문제만 다뤄온 그는 6자회담보다는 북-미 양자대화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일단 시도해 보는 ‘파이터’란 점에서 의욕적으로 북한과 담판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2009년 3월 북한에 억류된 2명의 미국 여기자 석방 임무를 띤 방북특사를 자원했다. 북한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선택해 스타일을 구겼지만 그의 협상 의지는 북한에도 전해졌다.
▷베트남 참전용사 출신인 헤이글은 공화당원이다. 오바마가 그를 국방장관에 기용하면 또 다른 탕평(蕩平)인사가 된다. 1기 오바마 내각에서 국방장관에 유임된 로버트 게이츠가 공화당 출신이었다. “대화와 외교는 유화책이 아니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헤이글은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북한에 대한 고립 시도는 절대 금물”이라고 주장한다. 북한의 2·29 합의 파기와 장거리 로켓 발사로 미국의 불신이 커졌지만 케리-헤이글 조합이 만들어지면 대화 재개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