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과 정권 인수인계 과정은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정권 인수인계와 관련해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각 부처가 하겠지만 효과적인 인수인계가 될 수 있도록 청와대 수석비서관실이 직접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하고 “특히 경제나 안보 분야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차기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가 중심이 돼 인수인계 과정에서 국정 업무가 느슨해지지 않고 선진화된 인수인계 문화가 정착될 수 있게 노력해 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주문은 5년 전 노무현 정부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았을 때의 좋지 않은 기억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당시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는 핵심 자료가 대부분 빠진 ‘빈껍데기’만 넘겨줬다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보수 진영의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만큼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청와대는 박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업무 전반에 대한 인수인계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무현 정부 측이 몇몇 컴퓨터와 기본 프로그램 외에 핵심 자료는 대부분 파기하거나 국가기록원으로 옮긴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박 당선인이 청와대 업무에 빨리 익숙해지고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를 제대로 검토할 수 있도록 풍부한 자료를 넘길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무수석실과 총무기획관실을 중심으로 청와대의 온라인 업무시스템인 ‘위민’을 비롯해 과제별 주요 데이터를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청와대는 내년도 예산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예산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박 당선인 측과 예산안 처리를 위한 세부 조율에도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산안 조율 과정에 박 당선인 측의 국정 철학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