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사의 인식/박인휘 강원택 김호기 장훈 엮음/584쪽·2만8000원·한길사
16명의 현직 교수들로 구성된 이 책의 필자는 이런 인식 아래 △정치·외교 △북한 △경제 △사회와 역사 인식 등 네 분야로 나눠 지금 여기 한국 사회의 현상과 문제를 진단한다.
이 책은 오늘날의 정치 현실을 설명함에 있어 1987년 6월 항쟁보다는 1990년 3당 합당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거기엔 국내 정치의 냉전적 구조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3당 합당으로 좌절되고 왜곡됐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고, 3당 합당을 통해 한국 정치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구조로 재편됨으로써 정상화 과정을 밟게 됐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경제 영역에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 확대와 시장 중심 체제로의 전환이 초래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한국 사회의 주요 화두가 됐음을 환기시킨다. 사회문화 분야에선 분명 민주화의 산물이지만 탈냉전으로 더욱 가속화된 개인주의화, 문학작품의 탈서사화, 역사 인식의 전환을 조명한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