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의 힘/마르쿠스 헹스트슐레거 지음·권세훈 옮김/216쪽·1만3000원·열린책들
유전자라는 지표를 맹신한 나머지 개개인의 남과 다를 수 있는 가능성, 즉 개성을 박탈하고 집단의 테두리 안에 가두는 영화 속 미래 세계는 이 책이 우려하는 ‘평균을 지향 또는 강요하는 사회’와 일맥상통한다.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 때문에 방해받아서는 안 되며 직업을 결정할 때 오히려 유전자를 우습게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의 어떤 성공도 단 하나의 재능에 좌우되지 않으며, 재능에서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다는 이유에서다. 저자가 오스트리아의 빈 의과대 의료유전학연구소 소장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한국 사회란 얼마나 몰개성을 지향하는 사회인가. 특히 학교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동료 집단에서는 따돌림의 대상이고 교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 교육과 사회 시스템뿐만 아니라 개인 스스로도 안전하다는 이유로 다수의 편에 끼는 것을 선호한다.
이 책은 그런 사회, 그런 태도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자신만의 새로운 시도를 꿈꾸는 사람에겐 커다란 격려다. 저자는 ‘성과가 비개성적인 것이라면 성공이 아니라 실패’라고 단언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