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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박근혜]통합진보는 文의 X맨

입력 | 2012-12-22 03:00:00

“보수결집, 이정희 朴공격 탓” 최다
진보 불신 가중… 文표 깎아먹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후보 패배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통합진보당에 대해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박근혜는 절대 안 된다”라며 노골적인 반박(반박근혜) 운동을 벌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의 독기 어린 태도가 보수우파의 결집을 야기했다는 것.

우선 ‘종북 좌익 운동권 논리’에 갇혀 반대 진영을 인정하지 않는 통합진보당의 독단은 대중의 반감을 불렀다. 이 전 후보는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라며 박 당선인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리얼미터가 2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 표심의 결집 원인으로 ‘이 후보의 공격적 TV토론 태도’를 꼽은 응답자가 31.0%로 가장 높았다.

대선이 끝난 뒤에도 통합진보당은 “정권교체를 실현하지 못해 안타깝다”(김미희 대변인)는 반응만 보였을 뿐 당선 축하의 말을 한마디도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 50%가 넘는 지지를 받은 상대 후보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태도는 “대중 정당과는 거리가 멀다”라는 지적이다.

통합진보당의 옹색한 태도는 진보 정당의 다른 한 축인 진보정의당과도 대조됐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의 당선을 늦게나마 축하드린다. 의견이 많이 달랐지만 최소한 국민 앞에 박 후보가 약속한 바가 지켜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의 반성 없는 태도가 진보 세력 전체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많다. 통합진보당은 선거공보물에서 4·11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를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뺑소니 사건’이라고 부각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 당내 폭력 사태나 허술한 선거관리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선거보조금 27억 원 ‘먹튀(먹고 튀기)’ 논란도 진보의 생명인 도덕성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온갖 불법과 편법, 폭력사태에 이어 돈 문제까지 국민 눈높이를 벗어난 것이다.

명지대 윤종빈 교수는 “통합진보당은 과거 운동권 시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과 방법도 민주화 이전 시대에 머물러 있다”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인권 문제에 미래 지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당의 존립은 물론 민주당에도 지속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채널A 영상] 이정희 측, 선거보조금 27억 ‘먹튀’ 논란에 “법대로”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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