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국민의 선택 박근혜]“인수위 파견은 최대로… 조직개편은 최소로”

입력 | 2012-12-22 03:00:00

■ 정부부처 물밑 로비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이 임박하면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각 부처에서는 누가, 또 몇 명이나 인수위에 파견될지가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일부 관료들은 벌써부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과의 물밑 접촉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박 당선인의 공약을 집중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부 부처들은 이번 인수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차기 정부에서 조직의 위상을 높여보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 “인수위 파견 최대한 많이”

인수위 구성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은 조직개편 가능성이 큰 부처들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과학기술, 정보통신, 중소기업 부문 등으로 조직이 흩어질 가능성이 있는 지식경제부는 ‘융합산업’ 시대에 산업별로 칸막이를 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논리로 인수위를 설득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인수위에 제출할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부처의 현상유지 필요성을 꼼꼼히 담은 별도의 파워포인트(PPT) 자료까지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당선인의 최측근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전직 장관이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로 조직이 어떻게 쪼개질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교과부 관계자는 “과학부문이 분리되면서 대학부문까지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누가 인수위에 파견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택과 건설 교통 물류 항만 등 다양한 분야를 맡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최대한 인수위 파견자가 많이 나오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조직 개편 등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실행에 참여할 경우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을 낼 수 있어 인수위 파견자가 많은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튀면 눈 밖에 날라” 조심조심

공정거래위원회는 박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핵심정책으로 내세운 만큼 인수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 징벌적 손해배상제 및 집단소송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등이 모두 공정위 소관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이전 인수위 때보다 전반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먼저 너무 나대면 인수위의 눈 밖에 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고강도 개혁을 앞둔 검찰도 인수위 인선 및 조직구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적극적인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 ‘개혁 대상’이 된 검찰이 자칫 새 정부와 ‘끈’을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면 더 큰 여론의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정부부처의 움직임을 놓고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인수위가 각종 로비나 청탁에 휘둘리지 말고 차분하게 차기 정부의 정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에 참여했던 한 고위 관료는 “인수위는 이익집단의 여론수렴을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갑자기 정책노선을 바꿔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유재동·최예나·최창봉 기자 jarrett@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