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념비 광장 트루먼 대통령상6·25전쟁 미군 파병에 감사… 1975년 박정희 대통령이 세워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관광단지 내 임진각은 분단의 상징인 동시에 화해와 상생, 평화와 통일의 메카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임진각 뒤편 기념비 광장은 미군 참전비, 임진강 지구 전적비 등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10여 개의 조형물과 비석이 길게 늘어서 6·25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 광장 맨 끝자락에는 빛바랜 청록색의 낯선 동상이 하나 있다. 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1884∼1972·사진). 6·25전쟁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 유엔을 통해 미군과 유엔군의 파병을 결정하고 적극 지지했던 인물이다. 1975년 10월 세워진 이 동상은 이승만 정부 때 세워진 인천의 맥아더 장군 동상과 함께 미군의 6·25전쟁 참전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은 대표적 동상으로 손꼽힌다. 동상의 높이는 2.45m. 기단 높이가 0.8m에 달해 실제로는 더 웅장해 보인다. 양복 차림의 트루먼 대통령은 두 발을 옆으로 벌린 채 왼손은 책을 들었고 오른손은 남쪽을 가리키고 있다. 입은 굳게 다물었지만 인자한 모습이다. 동상 아래 동판에는 한글로 ‘해리 에스 트루만 상’이라고 적혀 있다. 이 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휘호를 그대로 새겼다. 동상 옆에는 트루먼 대통령이 1950년 6월 27일 6·25전쟁에 관해 발표한 성명문도 있다. 여기에는 미군의 참전 이유와 역할이 간결하게 소개돼 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