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당선인 “적극 지원”… 공약 이행 탄력
정책 관련 공약이 예전보다 적은 선거라서 그랬는지 많은 관심을 끌었다.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초등학교 6학년생들이 시험을 보기 싫어 문 교육감에게 투표하라고 부모를 설득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논란은 교육감 선거가 끝난 뒤 뜨거워졌다. 공약 실현 여부를 두고 일부 언론과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팽배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교육감도 대외적으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선 중1 시험 폐지 시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랬던 문 교육감이 ‘임기 내 추진’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고 여론이 우호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감 측근 B 씨는 “투표 며칠 전 이상면 후보가 사퇴한 뒤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중1 시험 폐지와 관련된 여론을 진지하게 지켜봤다”라고 전했다. 그 결과 반응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고, 임기 내 추진으로 전략을 수정키로 했다. B 씨는 “씨앗 뿌리기 수준을 넘어 수확까지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년 반 뒤 재선을 노리는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계산도 있다. 한 교육계 원로 인사는 “공약을 이행하면 임기 내 주요 성과물로 내세울 수 있다. 완벽하게 이행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확대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새로 걸 수 있다. 일단 공약을 이행하고 보는 게 선거 운동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원 약속은 자신감을 줬다는 평가다. 진보좌파인 전임 곽노현 교육감은 사안마다 정부와 잡음을 빚었다. 보수우파인 문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란 예상은 이미 나왔다.
중1 시험 폐지 과정에서 예상되는 난관도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의 A중학교 교장은 “시험을 안 보면 애들이 교사를 존중하고 교과 과정에 애착을 보이겠느냐. 엄청난 혼란이 예상된다”라고 우려했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성적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문 교육감 측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지는 않겠다. 현장부터 찾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설득하겠다”라고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