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의 위기관리 리더십 발휘하라
국가 경영의 모든 면에서 전대미문의 위기가 곧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많지만 우리 정치권은 위기의식이 부족해 보인다. 20세기 산업사회가 21세기 창조사회로 이행하는 역사적 전환기에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근혜 당선인의 위기 대응 리더십은 우리나라의 미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음 5년이 위기의 시작이 아닌 위대한 역사의 개막으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의 전환기적 위기 대응 리더십이 필요하다.
전환기에 발생하는 대표적 위기는 기존 체제의 모순으로 인한 내부 통합의 위기다. 마르크스가 주장했듯 모든 체제는 자기 파괴의 씨앗을 내부에 가지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양극화로 인한 사회 분열이 그 예이며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는 경제민주화로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대립하는 양 정치 진영의 관계를 코피티션(coopetition)에 기반한 21세기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분법적 편 가르기 때문에 우리 현대 정치사는 분열과 반목으로 점철되어 왔으며 심각한 내부 통합 위기가 가중되었다. 이런 면에서 협력을 뜻하는 코퍼레이션(cooperation)과 경쟁을 의미하는 컴피티션(competition)의 합성어인 코피티션 원리로 21세기형 통합정치를 시도해야 한다. 코피티션 관점에서 여야는 국가 발전이란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는 협력자이면서 동시에 국가경영에 대한 다른 비전과 전략을 추구하는 경쟁자이다. 박 당선인은 코피티션 관점에서 문재인 후보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21세기형 위기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일단 발생하면 전체 시스템을 붕괴시킬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무작위적 위기이다. 따라서 정치, 경제, 사회, 국방, 외교 등 모든 면에서 특단의 위기 대응 역량을 평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21세기에는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한 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이 아닌 일본의 지진해일과 원전붕괴와 같이 상상도 못했던 유형과 강도의 위기기 발생하더라도 국민의 생존과 재산을 지켜 낼 수 있는 특단의 위기 대응 역량이 평소에 필요하다.
구시대와 새 시대로부터 오는 두 가지 위기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전환기 리더십은 본질적으로 어렵다. 박 당선인은 산업화 과정에서의 우리나라의 영광과 질곡을 상징하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서 양극화 극복을 통해 통합의 위기를 극복하여 구시대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21세기 창조사회로의 적응의 위기를 극복하는 미래 지향적 역할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새 생명의 출산은 여성의 몫이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박 당선인이 상시 생존 위기의 전환기적 난국을 넘어 20세기 산업사회를 완결하고 21세기 창조사회를 개막한 진정한 시대교체의 리더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