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文과 통화해 신뢰 표명… “서울교육청 정책 적극 지원”이르면 내년 1학기부터 시행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이르면 내년 1학기부터 중학교 1학년생의 시험을 없애기로 했다. 교육감 재선거를 치르면서 그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이다. 내년 1월에 공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 방법을 마련하되, 늦어도 내년 2학기부터는 중 1의 시험을 폐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문 교육감을 적극 돕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22일 오전 문 교육감과의 통화에서 “교육감에 대한 신뢰가 깊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교육을 선도하는 만큼 교육청이 정책을 추진하면 청와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말도 전했다.
문 교육감의 측근 A 씨는 “임기 중에 100% 실현이 어렵다면 일부 학교에서 시범 운영이라도 해볼 생각”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중간·기말고사 대신 좀 더 유연하고 진로 교육에 도움이 되는 평가로 대체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문 교육감은 중1 시험 폐지를 주요 공약에 포함시키면서 “초등학교를 벗어나 교과 위주로 나아가는 첫 단계가 중1이다. 성적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대신 차분하게 진로 계획을 모색하는 시기로 만들고 싶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찬성론도 있었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학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라는 비난도 나왔다. 선거에서 문 교육감을 지지하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감 취임 직후인 20일 “중1 시험 폐지 공약을 재고(再考)해 달라”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교육감의 측근은 “여론을 지켜본 결과 중1 시험 폐지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대통령 당선인이 지원 의사를 밝힌 만큼 걸림돌도 적다. 재선을 위해서라도 임기 내에 추진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