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의 독도 전문가 나이토 세이추 시마네현립대 명예교수가 지난주 별세했다. 국익보다 진실의 편에 서 일본 정부의 억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비판한 학자다.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지만 한국의 주요 언론은 어제 나이토 교수의 부음기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학자적 양심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나이토 교수는 1993년 정년퇴직 후 독도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695년 도쿠가와 막부의 질의에 대한 돗토리 번(藩)의 답변과 1696년 울릉도 도해(渡海) 금지령 등 일본 스스로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고 인정한 사료를 발굴했다. 그는 “연구를 하면 할수록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허구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이 2008년 독도 영유권 주장을 위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포인트’를 발간하자 나이토 교수는 ‘다케시마=독도 문제 입문’을 펴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국익과 부닥친다 해도 진실을 명백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학자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일본의 우경화(右傾化)가 심해지고 있지만 나이토 교수처럼 진실의 편에 서는 일본인들이 적지 않다.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교수는 일본군이 위안부 문제에 관여한 사실이 담긴 공문서를 발굴해 ‘고노 담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군 위안부 부인을 포함한 극우 공약을 내세워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 차기 총리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요시미 교수가 8월 동아일보 특파원과 인터뷰를 하며 일본 정치인에게 했던 충고를 들려주고 싶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봤으면 좋겠다. 아무리 과거사를 인정하는 것이 고통스러워도 장래의 신뢰 관계를 쌓기 위해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