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우리 곁에 있는 천사들내일 수술대에… “성탄 선물하는 기분 최고”
“크리스마스 선물 드리는 기분으로 장기 기증을 실천하게 돼서 좋아요.”
류 씨는 “빨리 수술 일정을 잡자고 내가 보챘는데 마침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 가장 빠른 날이었다”며 “크리스마스를 더욱 기쁘게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2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찾아 신장 기증 의사를 밝혔고 3월부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부인과 열네 살 된 딸도 “좋은 일이니 뜻대로 하라”며 응원해줬다. 그리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등록되어 있는 이식 대기자 순서에 따라 15년 동안 만성신부전을 앓아 온 동갑내기 이모 씨(46)가 이식 대상자로 연결됐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류 씨는 굳이 누군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서로 알면 부담스러운데 그분과 뭣 하러 만나요. 지금까지 고통 받았으니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아 저처럼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1990년부터 서울에서 전기시설 기술자로 일해 온 류 씨는 주로 병원의 전기설비 관리를 맡아 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