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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크리스마스이브의 작은 기적

입력 | 2012-12-26 03:00:00

크리스마스이브의 작은 기적
지하철 진입때 선로 떨어진 60대 멀쩡… 선로 사이 엎드려 참변 모면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 사는 이모 씨(63)는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으며 술을 한잔한 뒤 친구와 함께 2차를 가기 위해 도시철도 1호선 장전역으로 들어갔다. 플랫폼에서 친구와 정겹게 대화를 나누던 이 씨는 술김에 발을 헛디뎌 그만 1.3m 아래 선로로 떨어졌다. 하필 노포동행 2312호 열차가 역사로 진입하던 순간이었다. 친구는 “사람이 떨어졌다. 사람 살려라”라고 외쳤지만 지하철 경적 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기관사는 사람이 떨어지는 장면을 포착하고 기적을 울리며 급제동했으나 그만 이 씨가 떨어진 지점을 통과해 버렸고, 이 씨의 친구와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악’ 하는 비명을 질렀다.

잠시 후 마음 졸이며 열차 밑을 확인한 기관사와 역무원들은 두 눈을 의심했다. 선로 바닥과 열차 밑 사이 30∼40cm 공간에 이 씨가 엎드린 채 ‘기적’처럼 살아있었던 것. 이 씨는 선로 자갈에 얼굴이 약간 긁힌 것 외에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았다.

이 씨는 경찰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아무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과 역무원들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란 것이 이런 걸 말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사고로 부산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운행이 약 10분간 지연됐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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