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기고
호사카 노부코 주부·일본 출신
큰딸이 어린이집에 다닐 때, 텔레비전에서 스승의 날에 대한 뉴스를 봤다. 일본에는 스승의 날이 없다. 물론 졸업식 때 담임선생님께 감사의 뜻으로 꽃다발 정도 드리는 풍습은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선생님께 명품 핸드백이나 백화점 상품권을 드리는 엄마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참 놀라웠다.
솔직히 거부감이 느껴졌다. 뉴스에서는 이런 관습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서 보도했다. 그러나 주위 엄마들에게 물어 보니 스승의 날이나, 아니면 상담하러 갔을 때 사소한 것이라도 뭔가 가져가 드린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선생님께 선물을 드리니까 확실히 아이에게 전보다 신경 써 주신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배식이나 청소를 스스로 함으로써 좋은 생활습관을 들이고 또 책임감을 갖게 하는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실시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학부모가 해 주는 것이 과연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하고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 학교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신청서를 냈다. 실제로 학교에 가서 배식이나 청소를 하면서 다른 엄마들에게 학교나 교육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선생님과 얘기를 나눠 학교에서의 딸의 모습을 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이제 내년이면 큰딸은 6학년, 작은딸은 2학년이 된다.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는 아이들의 ‘공부’다. 우리 아이들은 둘 다 여태껏 학원에 다니거나 방문학습지를 해본 적이 없다. 사교육열이 뜨거운 한국에서는 드문 일일 것이다. 일본에서도 학원에 다니거나 방문학습지를 하는 초등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아이들이고 한국처럼 학원을 몇 군데나 다녀 저녁에 귀가했다가 학습지 숙제까지 해치우는 아이들은 없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공부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사교육이 아이들의 학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의문스럽다. 큰딸은 집에서 전과나 문제집, 학습사이트 등을 이용해 스스로 공부하고 있다. 다행히 학교 성적은 좋은 편이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공부에 힘이 달릴 때가 많아졌다. 후년이면 중학교에 올라가는데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아도 괜찮을지 걱정이 된다.
하지만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하는 데 들이고 그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한국 학생들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우리 딸들은 나중에 자신의 10대를 뒤돌아봤을 때 공부가 아닌 즐거웠던 학교생활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