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칼럼-발언 사과… 정치권 논란은 계속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윤창중 신임 수석대변인은 2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쓴 글과 방송에서 한 말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많은 분들께 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어 하며 신중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날 임명되자마자 논란이 된 자신의 과거 칼럼과 발언 때문이다.
윤 수석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인 국민대통합과 약속대통령, 민생대통령의 의지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2월 24일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된 날과 그 이후의 위치는 명확히 달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을 향해 ‘대한민국의 풍요와 발전을 뒤집으려는 노무현 세력’이라고 하는 등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글을 썼다는 지적에 대해 “14년 동안 쓴 칼럼을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박 당선인에 대해서도 가혹할 만큼 비판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은 “국민대통합이 아닌 자신의 지지자들만의 통합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독선적 의지의 표현”(정성호 대변인)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을 때 계속 채우는 것보다는 한시라도 빨리 잘못 채워진 단추를 풀고 다시 채워야 한다”(윤관석 원내대변인)고 비판을 쏟아내며 윤 수석대변인의 임명 철회를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그의 말과 글에 대한 논란도 계속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왜 야당을 그토록 미워하며 철권으로까지 다스리려 했는지 그 심경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는 그의 글 때문에 “박 당선인이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 했지만 당선되자 본색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정권의 ‘박정희 지우기’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박 당선인이 균형감을 잃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윤 수석이 “(국가 발전에 가장 기여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박정희가 압도적으로 75.6%가 나왔다. …박정희의 공적에 대해서는 이제 ‘논란 끝’이다” 등 박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글을 써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박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바쁜 후보 일정 중에 어떻게 윤 수석대변인의 최근 글들을 다 읽어봤겠느냐”며 “당선인은 오히려 2010년 세종시 논란에서 자신을 혹독하게 비판했던 게 기억에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언’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