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1억장 첫 돌파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발급된 체크카드(누적 물량 기준)는 모두 1억20만 장으로 지난해 말(8975만 장)보다 1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용카드는 금융당국의 휴면카드 정리에 따라 같은 기간 1억2214만 장에서 1억2000만 장으로 되레 줄었다.
외국과 달리 신용카드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에서 최근 체크카드 성장속도는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카드 사용실적 중 체크카드 비중은 2009년 기준 9.0%로 독일(92.7%)이나 영국(74.4%) 미국(42.3%) 등에 비해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도 체크카드의 발급건수가 최근 급증한 것은 정부가 올해 연말정산부터 체크카드 소득공제율(30%)을 신용카드(25%)보다 높인 게 결정적이었다. 내년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20%에서 15%로 더 줄어들 예정이어서 체크카드와의 소득공제율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아예 없앨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사용을 유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전 업계 카드사들이 체크카드를 발급할 때 은행들이 계좌 이용을 허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은행계좌 이용 수수료율도 0.5%에서 0.2%로 내렸다.
체크카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은행계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부가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계좌입금액 이외에 월 30만 원까지 소액 신용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24일 내놓았다. 하나SK카드도 30만 원 한도의 소액결제와 함께 통신요금 자동이체 시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메가캐시백2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체크카드가 소액결제 위주인 데다 신용카드처럼 결제대행사(VAN) 수수료가 빠져나가 원가부담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