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은 역대 4번째로 3년 연속 3할-20홈런을 기록했다. 야구선수로 생물학적 전성기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이미 국내 최고의 3루수가 됐다. 그리고 2회 연속 WBC에 출전한다. 스포츠동아DB
국가대표 등록일수 늘어나면 혜택
역대 최연소 FA 꿈…해외무대 도전 야심도
3할-26홈런-20도루 올해 성적 대만족
4년연속 20개 이상 몸에 맞는 볼 진기록도
내 장점은 집중력…수비는 자신 있어
단점? 형들이 너무 집중만 한다고 하던데…
○엉망으로 시작해서 잘 마무리했죠!
-한해가 저물어간다. 올 시즌은 잊지 못할 성적을 냈어.
“네, 만족해요. 프로에 입단해서 제일 성적이 좋았어요.”
-올해도 지난해처럼 출발은 좋지 않았어.
-2년 연속 초반 슬럼프를 겪었다.
“좀더 잘 해보려고 하다가 결과가 나빴죠.”
-좀더 잘 해보려고 하다가?
“제가 폼을 스프링캠프 때 계속 바꿨어요. 몇 가지만 바꾸면 더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생각과 다른 거예요. 수렁에 빠졌다가 탈출하고…. 그게 2년 반복됐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시도해보지도 않았다면 계속 답답했을 거예요.”
-내년에도 폼을 바꿀 건가?
“아니요. 시즌 후반 타격폼이 좋았어요. 그래서 내년에는 현재 폼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에요.”
○수비가 제일 쉬워요!
-최정은 공·수·주가 모두 뛰어나다. 공격, 수비, 주루 중 어느 게 가장 자신 있나?
“저는 수비가 가장 쉬워요.”
-3루 수비는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듣는다. 수비 잘하는 비결은 뭔가?
“두 가지죠. 먼저, 수비는 발로 한다고 생각해요.”
-발로 한다?
“공을 글러브로 잡는 게 아니라 발로 잡는다고 생각해요. 투수와 타자의 하체 밸런스처럼 내야수의 발놀림도 굉장히 중요하죠.”
-두 번째는?
“공격적 수비죠. 공격적으로 수비를 하면서 발전을 하고, 실패했을 때 느끼는 게 있어요.”
-경기 전 훈련할 때 보면 넌 항상 어려운 타구 처리를 많이 하더라. 다른 팀 선수들과는 좀 달라.
“제 성격인 것 같아요. 저는 항상 극한상황을 가정해서 훈련해요. ‘1사 만루에 3루선상 타구를 잡아서 더블플레이로 연결시킨다’ 같은 테마를 갖고 하죠. 쉬운 타구로 훈련하는 건 별로예요.”
○4년 연속 3할-20홈런, 더 큰 꿈은 30-30!
-올해 3년 연속 3할과 20홈런을 기록했다. 프로통산 네 번째야.
“그래요? 세 명밖에 없어요?”
-양준혁이 5년 연속 3할-20홈런을 기록했고, 이승엽과 김태균, 그리고 네가 3년 연속 했어.
“내년에도 해야겠네요. 내후년까지 5년 연속 하고 싶은데요.”
-너는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기록이 무엇이냐?
“30홈런-30도루요. 올해 처음 20-20 하면서 가능성을 봤거든요. 홈런도 26개 쳤고요.”
-도루 시도를 생각보다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던데?
“자꾸 뛰면 죽을 것 같아요. 그래서 몇 번 주저주저했는데 내년에는 좀더 과감하게 뛰려고요.”
-좀 다른 질문 하나 해보자. 타석에서 왜 그렇게 많이 맞는 거야?
“그건 투수에게 물어보셔야죠. 왜 그렇게 때리는지….”
-아무리 그래도 4년 연속 20개 이상을 맞았다는 건 정말 진기록이야.
“잘 못 피해요, 제가…. 또 스트라이드가 크로스로 들어가서 피하기 힘든 점도 있고요.”
-공 맞고 큰 부상은 없었지?
“아직은요. 크게 의식하지도 않고요.”
○WBC, 재미있을 것 같아요!
-WBC 출전 준비는 잘 돼가?
“네. 기대도 되고 재미있게 즐길 생각입니다.”
-2회 대회도 참가했잖아?
“그때는 유명한 선수들 보면서 그 자리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죠. 수준 높은 경기를 보면서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경기력도 많이 업그레이드됐던 것 같아요.”
-WBC에서 4강에 들면 내년에 FA(프리에이전트)가 될 수도 있잖아?
“원래는 내후년인데, 4강에 들면 국가대표 등록일수가 늘어나면서 내년에도 가능해져요.”
-26세에 FA가 되면 역대 최연소가 아닐까? 혹시 해외 진출 생각해본 적 있니?
“해외 진출은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일이죠. 하지만 아직은 제 실력을 좀더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각은 분명 있구나.
“저를 인정해주는 팀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 없죠.”
○지금부터 10년, 쭉 잘해야죠!
-SK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대단한 일이야.
“제가 아는 SK는 어느 팀보다 결속력이 뛰어난 팀인 것 같아요. 하나로 뭉치는 능력이죠. 실력도 있지만 그런 분위기가 큰 힘인 것 같아요.”
-삼성에 2년 연속으로 졌다.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솔직히 준우승을 2년 했다는 것보다 같은 팀에게 2년 연속 졌다는 게 화가 났어요. 내년에는 꼭 삼성에 설욕하고 싶어요.”
-최정이 보는 최정의 장점은 무엇인가?
“집중력이죠.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서 집중력이 약해서는 이길 수 없어요. 위기를 극복하는 힘도, 찬스를 살리는 힘도 집중력이니까요.”
-멘탈적인 요소를 빼고 야구 기술면에선?
“수비죠. 타격과 베이스러닝은 저보다 잘하는 선수 많고요.”
-그럼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은?
“형들이 늘 하는 이야긴데…. 너무 집중한다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장점이 또 단점이 되는 건데, 그래도 그만큼 집중했기 때문에 이만큼 했다고 생각해요.”
-최정이 생각하는 최고 3루수는 누구인가?
“김동주 선배죠. 김동주 선배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야구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으니까요.”
-앞으로는 최정이 역대 최고의 3루수가 되지 않을까?
“아직은요. 그런 소리 들으려면 앞으로 10년쯤 계속 잘해야죠.”
-내년 목표는?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어요. 4년 연속 3할-20홈런도 하고 싶고…. 30-30도 한번 해보고 싶고요.”
최정
▲생년월일=1987년 2월 28일
▲키·몸무게=180cm·84kg(우투우타)
▲출신교=대일초∼평촌중∼유신고
▲프로 입단=2005신인드래프트 SK 1차 지명·입단
▲2012년 연봉=2억8000만원
▲2012년 성적=130경기 474타수 142안타(타율 0.300) 26홈런 20도루 84타점
▲국가대표 경력=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요 수상경력=2011·2012년 3루수 골든글러브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