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이 끝나자 포털 등에서 수(手)작업으로 다시 개표하자는 청원 댓글이 18만 건에 달한다고 한다. 투표율이 75.8%로 급등해 문재인(민주통합당)이 유리했기 때문에 박근혜에게 질 이유가 없다는 얘기들이 나돈다. 10년 전과 비슷하게 이명박 정부 선관위가 타깃이 되고 있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17만, 18만의 아고라 청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를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공간의 재검표 요구를 공론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개표 과정에선 2002년 6월 지방선거 때 처음 도입된 투표지 분류기가 사용됐다. 사용 대수도 16대 대선 때 960대에서 17대 1377대, 18대 1742대로 늘어났다. 실제 개표 도중 여야 참관인들은 투표지 분류기의 작동 과정을 면밀히 감시했다. 여야 참관인 수도 분류기당 1명꼴로 늘렸다. 이번 대선이 박빙이어서 개표 과정에서 이의 제기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표는 실제로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에서 진 당사자 문재인이 승복한 결과를 제3자가 못 믿겠다고 하니 답답하다.
정연욱 논설위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