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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금 떠나요]수안보 온천

입력 | 2012-12-28 03:00:00

이성계가 찾던 ‘王의 온천’… 몸도 마음도 힐링




자연 용출 온천인 수안보 온천수는 지하 250m의 암반층에서 솟구친다. 원적외선을 비롯해 각종 광물질 성분이 풍부해 피부질환과 성인병 등에 효험이 있다. 관광객들이 노천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다. 충주시 제공

충주 수안보는 예로부터 ‘왕의 온천’으로 불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태조 이성계가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기록돼 있다. 또 이승만 박정희 최규하 등 역대 대통령들도 수안보에서 온천을 즐겼으니 그렇게 불릴 만하다. 한때는 대한민국 최고의 신혼여행지 가운데 한 곳으로 손꼽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수안보온천을 12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했다.

○ 국내 최초 자연 용출 온천

수안보는 ‘충북의 알프스’로 불리는 조령 서북쪽 산비탈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3만 년 전부터 자연적으로 온천이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안보 온천지대의 지층은 천매암층으로 별도의 시추과정 없이도 온천수가 땅을 뚫고 나온다.

지하 250m의 암반층에서 솟구치는 온천수는 섭씨 53도이며, pH8.3의 약알칼리성을 띠고 있다. 원적외선을 비롯해 칼슘과 나트륨, 마그네슘 등 각종 광물질 성분이 풍부해 피부질환과 성인병 등에 효험이 있는 온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충주시가 2010년 9월 건국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수안보 온천수 의료적 효능검증 연구용역’ 결과 고혈압과 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등 만성 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임상 실험 결과가 나왔다. 당뇨나 우울증세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전국의 수많은 온천과 비교되는 수안보온천의 특징은 충주시가 온천수를 관리하는 ‘중앙집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주시는 철저한 수질관리와 온천수 보호를 위해 온천수를 확보한 뒤 호텔과 대중탕 등에 일괄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안보를 찾는 온천객들은 대다수 숙박업소와 대중탕에서 양질의 온천수를 즐길 수 있다. 손영진 충주시 수안보 개발담당은 “동장군(冬將軍)의 기세가 등등한 요즘 가족과 함께 수안보온천을 찾아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고 새해를 맞이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제2의 도약 위한 활성화 사업 활발

수안보온천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1885년 일본인이 노천식 온천을 설치하면서부터다. 이후 1929년 현대식 장비로 온천공이 굴착되고 대중탕과 여관이 분리되면서 온천지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 당시에는 한 해 2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고, 1980년까지도 신혼여행과 가족여행지로 명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2007년 321만 명의 관광객이 찾은 이후 지난해에는 125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충주시는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수안보를 ‘힐링타운’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온천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온천역사 홍보관’을 만들고, 정자각 및 삼림욕 산책길 조성, 가로 환경 개선, 왕의 온천 브랜드 강화, 코레일 녹색자전거 열차 운행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안보 주변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온천지구에서 승용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고려 때 세워진 충주 미륵대원지(사적 제317호) 터가 있다. 이곳에는 충주 미륵리 5층석탑(보물 제95호)과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보물 제96호)이 있다. 남한 유일의 고구려 비석인 충주 고구려비(국보 제205호)를 비롯한 다양한 고구려 전시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충주고구려비전시관이 가금면 용전리에 있다. 충주호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탑평리의 7층석탑(국보 제6호)과 세계 첫 종합 술박물관인 ‘리쿼리움’도 볼거리다.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충주시택견전시관, 탄금대 조정경기장도 둘러볼 만하다. 먹을거리로는 ‘꿩 요리’가 유명하다. 잡채, 육회, 샤부샤부 등 5, 6가지 코스로 구성됐다. 소라가든(043-846-7819), 감나무집(043-846-0608), 대장군(043-846-1757) 등이 소문났다. 정갈하고 값이 싼 한정식과 된장찌개, 청국장으로 이름난 향나무식당(043-846-0176)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