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형남 논설위원
좌파정부 10년 vs 우파정부 10년
이명박 정부 대북(對北)정책의 특징은 북한에 호락호락 끌려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록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같은 불행한 사태를 맞았지만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며 5·24 대북 제재 조치를 끝까지 거두지 않았다. 북의 도발을 공짜 지원으로 무마하는 좌파 정부의 틀을 깼다. 북한이 다시 무력도발을 하면 반드시 응징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필요한 대비도 했다.
북한은 대선 전에는 박 후보와 새누리당을 노골적으로 공격했지만 선거 이후에는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대선 결과 보도도 20일 조선중앙통신의 “내외신 보도에 의하면 19일 남조선에서 진행된 대통령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로 당선됐다고 한다”는 한 문장짜리가 전부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 당선인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새누리당 후보의 대선 승리에는 우파의 연속 10년 집권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대중 노무현 좌파 정부의 10년 집권을 상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확보된 것이다. 보수 유권자들은 왼쪽으로 기울었던 국가를 오른쪽으로 돌려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박 후보를 지지했다. 많은 유권자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원한 꼴이 된 햇볕정책의 부활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에서 투표소로 달려갔다. 박 당선인은 북한 독재정권 지원을 거부한 보수 유권자들의 뜻을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
김정은은 요즘 ‘천하제일강국’이라는 헛소리로 북한 주민을 홀리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로 판명 난 ‘은하3호’ 발사를 계기 삼아 체제를 미화하는 선전술이지만 황당하기 짝이 없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기대수명은 남한보다 무려 12년이 짧다. 북한의 남녀 기대수명은 각각 65.9세와 72.1세로 세계 189개국 가운데 117위에 불과하다. 굶주리고 억압당하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죽는 주민을 두고 천하제일강국 운운하는 것은 아버지 김정일도 하지 못한 망발이다.
김정은 ‘천하제일강국’ 헛소리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