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에 술밥 섞어 먹여… 혈중농도 0.01~0.02%
11월 28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한 농가에서 한우 전체 104마리 중 5마리가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주저앉아 폐사했다. 이어 30일까지 모두 18마리가 같은 증세를 보이며 죽었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홍역을 치른 시와 방역당국은 긴장했다. 인근 축산농가도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 시와 당국은 폐사 신고를 접수한 뒤 긴급 방역반을 현장에 투입해 축사 주변을 소독하고 폐사한 한우 6마리의 정밀 검사를 가축위생연구소에 의뢰했다.
정밀 검사 결과 소가 죽은 이유는 ‘급성알코올중독’. 사료에 섞어 준 술밥이 원인이었다. 한우 농장주 A 씨는 조사에서 “폐사 전 양조장에서 술을 담글 때 사용한 술밥이 포함된 사료를 한우에게 먹였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일부 한우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1∼0.02%가 나왔다고 밝혔다. 검사에서 알코올중독 외에 질병 등 다른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알코올 농도는 폐사한 지 2, 3일 지난 소의 혈액에서 검출된 수치로 폐사 직전 한우들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이보다 훨씬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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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