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모자란 듯한 캐릭터… 유머-단순-반복성-엉뚱함까지모두 갖춰 ‘글로벌 신화’ 창조
“빛은 동방으로부터(Lux ex Oriente).” 2012년 대한민국의 래퍼 싸이(박재상·35·사진)가 6년 전 타임이 예언했던 참여형 정보화시대의 스타로 떠올랐다. 유튜브 사상 첫 10억 건 조회 돌파, 빌보드 싱글 차트 7주 연속 2위 등의 대기록을 써 낸 그를 동아일보는 2012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강남스타일’의 원초적 매력을 기획 집행한 것은 싸이와 그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지만 이를 2012년을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띄워 낸 주역은 전 세계의 누리꾼과 유튜브, SNS 이용자였다. 7월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오른 직후 첫 반응은 전 세계 누리꾼들의 ‘리액션(반응) 비디오’에서 왔다. 싸이의 말춤을 보면서 웃음을 터뜨리는 자신의 모습을 웹카메라로 담은 비디오들이 다른 유튜브 이용자들의 주목을 끌었고, ‘강남스타일’ 조회 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어 제작에 시간이 필요한 ‘강남스타일 패러디 영상’이 유튜브에 줄을 잇기 시작했다.
▼ ‘메가히트 6大조건’ 압축한 뮤비, 팝콘처럼 터지다 ▼
‘강남스타일’의 신화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원(原)텍스트(Urtext)이자 정전(正典)인 4분여의 비디오가 오늘도 패러디되고 믹싱되고 재조합되며 새로운 의미망을 산출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전 세계의 유튜브 이용자들은 ‘라스트 크리스마스 강남스타일’, ‘징글벨 강남스타일’을 감상하며 깔깔거렸다. 슬로베니아에서 제작된 ‘오페라 강남스타일’도 연말 시즌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스타로 등극한 싸이의 차기작도 비슷한 경로로 재조합되고 패러디되고 믹싱되며 다양한 의미와 재미를 이뤄 낼 것이다.
싸이와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한국어를 비롯한 한류 확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은 현재 43개국 90여 곳의 학당 수를 2016년까지 20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케이팝 열풍에 강남스타일 열풍까지 불어닥치면서 수강생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해외 주재원과 유학생들은 “최근 외국인들이 ‘사나이’,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같은 말을 건넨다”라며 “뜻을 물으면 정확히 답한다. 놀라울 지경”이라고 전했다.
22일 10억 건 조회를 돌파한 ‘강남스타일’은 30일 오후 현재 10억8000만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전성기’와 맞먹는 일간 1000만 건 조회로 순항 중이다. 유튜브는 17일 ‘강남스타일’을 ‘올해 가장 주목받은 동영상’으로 선정 발표했다. 타임은 ‘2012년 세계 최고 벼락 스타’로 싸이를 꼽았다.
싸이는 31일 밤(한국 시간 2013년 1월 1일 오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리는 ABC방송의 연말 축제 ‘딕 클라크스 뉴 이어스 로킹 이브 2013’ 무대에 올라 새해를 맞이한다. 그는 최근 MBC ‘무한도전’에서 “미국에서 내년 2, 3월 중 신곡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곡의 가사는 주로 한국어로 구성하고 후렴구에 영어가 일부 등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