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위조부품 모두 교체”… 비리업체 10년간 납품 제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1일 위조 품질검증서로 납품된 부품을 써 가동이 중단됐던 영광원전 5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전력당국은 겨울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곧바로 재가동에 들어가 2일경 출력을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원안위는 이날 “품질서류가 위조된 부품을 모두 교체하고 관련 설비의 성능과 안전성이 종합적으로 확인된 영광 5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영광원전 6호기는 원전부품 민관합동조사단의 보고서를 확인한 뒤 안전성을 판단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품질서류 위조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원전부품 민관합동조사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총 561개 품목, 1만3794개 부품이 서류가 위조된 채 한국수력원자력에 납품됐으며, 이 중 341개 품목 6494개 부품이 고리 1∼4호기, 신고리 3, 4호기, 영광 1∼6호기, 울진 3, 4호기에 설치됐다. 원안위는 위조 부품을 납품한 20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하도록 한수원에 지시했다.
원안위는 이날 위조 부품 납품의 한 원인이 한수원의 관리 부실이라고 보고 재발 방지대책도 내놓았다. 우선 허위서류 제출업체는 공급업자 자격을 취소하고 최장 10년간 납품을 못하게 했다. 또 한수원 본사에 구매전문 조직을 신설하고, 기존 품질보증 및 감사 조직과 독립적으로 운영해 모든 구매활동을 다중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한수원에 비리 적발 및 자진신고제도를 운영하도록 하는 한편 원안위에는 ‘원전안전 신문고’를 둬 감시활동을 강화한다. 지역 주민과 소통을 위한 ‘원전안전협의회’도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엄재식 원안위 안전정책과장은 “한수원 등 관계 기관에는 재발 방지대책 이행계획을 제출하도록 해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추가로 문제점이 발견되면 지속적으로 대책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