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동방신기 안무 내 작품… 한국 가서 짜장면 더 먹어야죠”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 그룹 엑소의 안무를 만들고 있는 토니 테스타는 “난 발레 안무가 게오르게 발란친을 좋아하고 팝 음악 대신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를 듣는 고전주의자다. 대학은 바빠서 반년 만에 자퇴했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안무가 토니 테스타(25)를 만난 곳은 여기 위치한 스크린랜드 스튜디오였다. 가로 21m, 세로 9m, 높이 4m의 열린 공간, 스튜디오 D에 들어서자 그가 날갯짓으로 도약하는 격렬한 춤사위를 펼치고 있었다. 자유로운 예술가답지 않게 “아침(오전 10시)에 만나자”고 했던 그는 벌써 작업 중이었다.
테스타는 지난해 3월 한국의 5인조 남성 그룹 샤이니의 ‘셜록’에 이어 9월 동방신기의 ‘캐치 미’의 안무를 맡았다. SF 영화 속 로봇처럼 멤버들이 분리, 결합하는 ‘셜록’과 ‘캐치 미’의 안무는 국내 댄스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테스타는 ‘안무 신동’으로 자랐다. “여덟 살 때 탭댄스로 춤에 입문한 뒤 발레부터 재즈댄스, 현대무용, 브레이크댄스, 살사, 댄스 스포츠까지 미친 듯이 파고들었어요.” 12세 때부터 자기 안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14세 때 댄스 강사가 됐다. 남들은 갓 고교를 졸업하는 18세 때 재닛 잭슨의 안무가로 주류 음악계에 발을 디뎠다.
그랬던 그가 한국과 연을 맺은 것은 2012년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건넨 샤이니의 ‘셜록’을 들은 뒤 도전 의지에 불탔다. 열흘 남짓 만에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작업을 해치웠다. “일단 음악을 듣고 또 들으며 노래가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리죠. 비트의 종류와 가사 내용을 분석하며 큰 틀을 잡은 다음, 집에서 혼자 춤추며 구상한 뒤,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수정하죠. 그 다음 한국에 가서 멤버들과 작곡가를 직접 만납니다. 어떤 멤버가 어떤 파트를 소화하는지 확인하고 관객의 시선이 잘 따라올 수 있게 동선을 짜면, 완성이에요.”
테스타는 “나의 케이팝 안무는 미국 대자연에 빚졌다”고 했다. “사업가인 동시에 매잡이(falconer)였던 아버지와 낚시와 수렵을 다니면서 고향인 콜로라도 주의 야생을 누볐죠. 그때 매 같은 새와 동물이 자연에서 움직이는 동작을 살폈어요. 어머니는 힙합 댄스 강사였죠.”
‘테스타 댄스’의 차별점은 철학적 사고다. “‘셜록’의 중심 개념은 멤버 전원이 사실은 한 명이라는 겁니다. 영화 ‘매트릭스’의 다중 그림자 효과처럼 스냅 사진 같은 분절을 표현했죠. ‘캐치 미’는 선과 악이 서로를 비추는 거울을 생각했고요.”
그는 6일 서울을 찾아 한국 남성 그룹 엑소의 멤버들을 만난다.
로스앤젤레스=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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