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증액 거부권 행사에 탈퇴 움직임까지 보이자 “떠날테면 떠나라” 반응도
“이제 그만 유럽연합(EU)에서 나가시지.”
EU 집행위원회가 최근 EU의 예산 증액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EU 탈퇴 움직임까지 내비치는 등 영국에 대해 새로운 처방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 관계자들은 영국의 지위를 ‘준회원’으로 낮추고 영국의 집행위원 및 유럽의회 의원 자격을 없애는 동시에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유럽이사회에서 거부권을 박탈할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더타임스가 지난해 12월 31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유로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사회당 출신 자크 들로르 전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은 EU를 떠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들로르 전 위원장은 “영국은 오로지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지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향후 EU는 영국과 무역 관계에 치중하는 다른 형태의 특별한 관계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영국의 EU 탈퇴 움직임에 대해 “친구가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며 “각 회원국이 영국처럼 EU 조약 가운데 자국 이익에 맞는 것만 선택하면 단일시장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지난주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하면 제 발에 총을 쏘는 격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영국이 EU에 남기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영국이 이를 근거로 우리를 협박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2월 17일 하원에서 “영국이 EU를 떠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이 같은 비난에 대해 영국은 EU의 재정위기 심화가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EU의 재정 및 은행 통합 추진 움직임은 영국의 금융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EU 탈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