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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이 빡빡…스님배구단 된 삼성화재

입력 | 2013-01-02 07:00:00

삼성화재 선수들이 1일 현대캐피탈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여오현(가운데)의 삭발이 눈길을 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삭발투혼’으로 현대캐피탈 완파

“지는 팀은 연패”…리그 1·2위 맞대결
여오현·고희진 고참들 필승 각오 삭발
박철우도 18점 활약…3-0 승 이끌어

삼성화재의 가장 큰 무기는 위기돌파 능력이다. 가장 절실한 순간에 뛰어난 집중력으로 승리를 따내기에 강팀이다. 삼성화재는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15 25-21 25-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12승3패(승점 35)로 2위 현대캐피탈(9승6패, 승점 27)과의 격차를 8점차로 벌렸다.

● 여오현-고희진 삭발투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배수의 진을 치고 맞붙었다. 양 팀 모두 1패씩을 안고 있었고, 이날 패하면 연패를 당한다. 특히 삼성화재는 이날 패하면 시즌 첫 연패의 충격에 빠질 수 있었다. 연패는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가장 큰 독이다. 절박함은 양 팀 모두에 같았지만 결국 삼성화재가 집중력에서 앞서며 승리했다. 집중력을 만들어낸 원동력은 여오현과 고희진의 삭발투혼이었다. 침체된 팀 분위기를 되살리겠다는 고참들의 의지에 후배들은 자극 받았다. 응집력이 극대화된 것은 당연했다. 여오현은 “삭발을 해서 경기에 이길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꼭 승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현재 상위권 팀들은 피로도가 높고 경기에 대한 부담도 크다. 어느 팀이 조금 더 집중력을 가지느냐가 관건이다. 개인적으로 선수들이 삭발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고참들이 희생해 집중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어준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에이스 본색 박철우

신 감독은 박철우가 주춤했던 시즌 초반 “박철우는 사위 이전에 팀 에이스다. 반드시 제 몫을 해야 하고,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3라운드부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1세트 초반부터 레오를 능가하는 화력을 뿜어냈다. 1세트에서만 88%의 공격성공률로 8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2세트 초반 4-4 상황에서는 결정적인 2연속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자칫 뒤집힐 수 있었던 분위기를 되돌렸다. 박철우는 좋은 볼만 잘 때리는 반쪽짜리 에이스가 아니라 어려운 2단 볼도 자신감 있게 때려내는 거포 본능을 과시했다. 삼성화재가 속공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박철우와 레오 쌍포의 조합은 위력적이었다. 박철우는 블로킹 2개와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18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신 감독은 “현재 박철우의 몸 상태가 올 시즌 들어와 가장 좋다. 볼 끝에 힘이 제대로 실린다. 오늘처럼 터져주면 팀이 패할 수가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전|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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