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 당선인에 바라는 각계의 ‘단 한가지’
○“여야 모두로부터 견제받아야 성공”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임기 5년간 꼭 챙겨야 할 것을 이미 박 당선인 스스로 밝혔다”며 “바로 국회를 존중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초대 국무총리로 전북 무주 출신의 황인성 씨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경북 울진 출신의 김중권 씨를 임명하는 등 탕평 인사를 했지만 국민통합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집권 여당을 이용해 국회를 지배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당선인이 여야 모두로부터 견제를 받는 최초의 대통령이 돼야 국민통합을 이루고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제 관료를 잘 활용해 큰 성과를 거뒀지만 김영삼 정부에서는 경제 관료를 잘못 기용하면서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며 “정권의 성패는 참모를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내 편과 네 편’이 있지만 당선 후에는 모든 전문가가 대통령의 ‘지원 그룹’이다. 자기 진영 사람이 아니더라도 과감히 발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는 “세대 계층 지역 이념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며 “공정한 인사, 경제 양극화 해소, 사회 안전장치 강화가 국민통합의 구체적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는 “역대 모든 정부가 대탕평 인사를 내세웠지만 임기 1, 2년이 지나면 대부분 흐지부지됐다”며 “임기 5년간 대탕평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과 복지 혜택 균형을”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안보 문제만큼은 0.01%라도 북한에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확실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인도적 지원 등 대북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 지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 당선인이 6개월 안에 분명한 재정운영 철학을 수립해 현실성이 없는 공약은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준섭 건국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을 주문했다. 신 교수는 “저소득층에 일자리를 제공해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하자고 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며 “고용과 복지 정책의 통합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가 없는 사회를 강조했다. 유 연구부장은 “한국에선 일하는 빈곤층이 25%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성공한 민생 정부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이경 중앙대 교수(교육학)는 “이명박 정부에서 심혈을 기울인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게 목표인데 현실은 성과주의에 머물렀다”며 “개혁은 개혁 주체의 사기 진작과 헌신에 방점을 두고 아래서부터 동력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윤완준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