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기업 신년사 통해 본 2013년 경영화두

입력 | 2013-01-03 03:00:00

재도약, 혁신, 인내, 동행, 솔선…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한 노력을 당부하면서 올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자고 주문했다.

현역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고령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신년사에서 “수년간 지속적으로 반복된 위기에 길들어 무감각해 있었다면 다시 한 번 우리의 자세를 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내실 경영을 통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흔들림 없는 기업구조를 구축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올해는 극한의 시련을 감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조직이 착시 현상이나 불감증에 사로잡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용혼(熔魂)의 사상’으로 주인의식을 실천했듯이 전 임직원이 ‘혼이 깃든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경제민주화 이슈도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화두로 ‘동행’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에는 변화의 바람이 거셀 것”이라며 “관행과 기득권을 다 버린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해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을 ‘솔선수범’으로 정하고 최우선 과제로 경제민주화 실천을 거론했다. 그는 “기업이 국민과 사회로부터 지탄받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경제민주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1일 회장에 취임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고객, 세계, 사회, 임직원과의 동반 성장에 중점을 둔 ‘함께 가자’로 정했다. 협력사 등 파트너 기업과 함께하는 생태계가 잘 유지돼야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어려울수록 모든 임직원이 함께 뛰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성공퍼즐 2013’을 경영 지침으로 내세우며 “퍼즐의 어느 한 조각이라도 빠지게 되면 완성되지 않는다”며 “코오롱의 미래라는 큰 퍼즐을 완성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코오롱 임직원은 전체 1만2438명 가운데 한 명이라도 빠지면 결과는 ‘0’라는 의미로 ‘12438―1=0’이라고 적힌 배지를 나눠 달았다.

이석채 KT 회장은 시무식 대신 경영설명회를 열고 “2013년에는 모든 임직원이 진정한 기업인 정신으로 무장해 정보통신기술(ICT) 컨버전스를 이끄는 세계 최일류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시련의 시기에는 각 기업의 실력 차이가 분명히 드러난다”며 “사업 환경이 불확실할수록 내실 있는 성장, 질적인 성장에 대해 더욱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회장 이·취임식을 겸한 신년 하례행사를 갖고 “올해는 어떤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LS가 새로 도약을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구 회장은 이날 구자홍 전 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공식적으로 넘겨받았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 “한 번 찍어서 안 돼도 두 번, 세 번 찍으면 정성이 받아들여진다”며 “현재 그런 분위기가 많이 형성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전 직원들은 이날 시무식 뒤 사업소별로 전국 송배전 설비를 일제 점검하는 행사를 벌였다.

산업부 종합·정리=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