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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몸은 깃털 뇌는 또렷

입력 | 2013-01-04 03:00:00

새해 핫 다이어트 ‘네오 엑서사이즈’ 열풍




《새해 결심 1호. 운동.연말 잦은 송년모임 때문에 애교로 치부하기엔 부담스러워진 똥배를 보며,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배우들의 매끈한 자태를 보며 결심했다. 새해엔 꼭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고.

A style이 트렌드세터들 사이에서 ‘핫’하다는 운동을 독자들 개신 체험해 봤다. 이른바 ‘네오 엑서사이즈(neo-exercise)’로 불리는 스카이요가 승마 크로스핏 댄스스포츠다. 모두들 새해 목표 꼭 이루시길. A style 취재팀 종합》
스트레칭과 휴식을 동시에 ‘스카이 요가’

새해를 맞아 건강한 심신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해보는 것은 어떨까. 요가전문학원 핫요가쿨라의 강사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성신센터에서 스카이요가 중 ‘나비 자세’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장승윤기자 tomato99@donga.com

지난해 12월 28일 강의실에 들어서니 천장에 그네 모양으로 길게 매달려 있는 해먹이 눈에 띄었다. 해먹은 야자수 아래서 잠잘 때만 쓰는 것인 줄 알았더니 요가에도 쓰인단다.

“스카이요가는 해먹 위에서 하는 만큼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아 관절에 무리가 덜 가고 몸을 더 많이 이완시킬 수 있습니다.”

하동수 핫요가쿨라 대표는 “스카이요가는 1990년대 미국에서 서커스와 요가를 결합해 만든 운동”이라며 “중력의 영향을 덜 받아 ‘반중력 요가’, 공중에 매달린다는 의미로 ‘플라잉 요가’로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30분간 약식 수업을 받았다. 원래 수업은 1시간이다. 명상 자세부터 시작했다. 해먹 위에 앉아 양다리가 다이아몬드 모양이 되도록 발바닥을 서로 맞댔다. 양 손바닥은 가슴 앞에 모아 붙였다. 내 몸을 둘러싼 해먹이 세상의 소음과 불빛, 시선들을 차단해주는 듯했다. 숨을 마신 뒤 “옴∼” 소리를 끝까지 뱉어냈다. 가슴이 울리며 숨이 길어졌다.

‘인버전’은 해먹에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다. 그네를 타듯 해먹 위에 앉은 뒤 양손으로 해먹을 붙잡고 몸을 그대로 뒤로 떨어뜨린다. 동시에 다리를 위로 들어올려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구부린 뒤 발목에 해먹을 끼워 고정시킨다. 해먹에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려 어깨와 목, 등에 힘을 빼니 머리가 아래로 축 늘어뜨려졌다. 힘을 더 빼자 척추 마디마디가 펴지고 피가 순환하는 느낌이었다. 척추와 골반 교정에 좋다.

기자가 체험한 뱀파이어 자세. 그네를 타듯 몸을 앞뒤로 움직이자 이마에 시원한 공기가 느껴지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뱀파이어’는 박쥐 모양에 가까운 자세였다. 해먹 위에 세로 방향으로 드러누운 뒤 발끝 부분에 남아 있는 해먹을 당겨 올려 무릎 윗부분까지 덮었다. 그 다음 양팔을 쫙 펴 벌리고 무릎을 접어 가슴에 당겨 붙였다. 그 상태에서 뒤구르기를 하듯 몸을 뒤로 한 바퀴 돌리고 팔다리를 펴면 슈퍼맨처럼 하늘을 나는 자세가 된다. 팔과 다리에 걸려 있는 해먹이 몸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줬다. 어깨가 뒤로 젖혀져 굽었던 어깨가 펴지는 느낌이었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선 배와 허벅지에 힘을 줘야 했다.

“다리를 가운데로 조이세요. 꼬리뼈를 안으로 마는 느낌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숨 쉬세요.” 김희영 핫요가쿨라 성신센터 원장은 “전신 스트레칭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요가에서 숨은 에너지다. 김 원장은 “호흡은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전해주고 몸을 부드럽게 한다”며 “호흡을 하지 않으면 몸이 긴장할 뿐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했다.

코쿤(누에고치) 자세로 마무리했다. 해먹 위에 일자로 누워 긴장만 풀면 된다. 중력을 거슬러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몸은 가벼워지고 의식은 살아난다”는 김 원장의 주문과 함께 휴식을 취했다.

스카이요가를 마치니 스트레칭 후 개운함과 휴식 뒤 안락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다음 날엔 허벅지가 미세하게 땅겼다. 주 3회 3개월 수강하면 39만 원, 주 6회 3개월 수강하면 45만 원이다. 스카이요가뿐 아니라 핫요가, 필라테스 등 원하는 과목을 섞을 수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말과 소통하며 ‘감량’ 스르르… ‘승마’

로얄새들승마클럽 소속 선수와 교관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말을 타며 몸을 풀고 있다. 말과 함께 걷고 달리며 호흡하다 보면 배와 허리, 허벅지 근육을 자극해 어느새 균형 잡힌 몸매가 된다. 고양=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일곱 살 때 유원지에서 관광용 말에 오른 뒤로는 처음이었다. 어른이 되어서 본 말은 더 무서웠다. 낙마하면 크게 다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학생들도 속보(2박자의 가벼운 달리기)를 하는 것을 보고 오기가 생겼다. 왼손으로 말갈기와 고삐를 쥐고, 왼발은 등자(발걸이)에 넣어 중심을 잡은 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안장에 올랐다. 몸무게 400kg, 키(지상에서 등성마루 높은 지점 기준) 150cm의 암말 ‘라트루’의 등은 꽤 높았다.

지난해 12월 27일 찾은 이곳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로얄새들승마클럽’. 한화호텔&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승마클럽이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찍은 곳이기도 하다.

유창현 교관은 “말도 사람을 태우면 초보자인지, 중급자인지 금방 안다. 긴장감이 전달되기 때문”이라며 “고삐를 놓치지 않되 힘은 빼야 한다”고 말했다.

평보(4박자 걷기)부터 시작했다. 혀를 차는 ‘쯔쯧’ 소리를 내자 라트루가 걷는다.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함에 나도 모르게 배와 다리에 힘을 줬다. 다음 단계는 속보. 전속력 달리기인 3박자의 구보 전 단계인 속보는 2박자의 가벼운 뛰기다. 경속보는 말의 리듬에 맞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낮췄다 하고, 좌속보는 그냥 앉으면 된다. 떨어질 것 같은 공포는 잠깐, 균형을 맞추려 애쓰는 가운데 사극의 주인공이 된 듯 뿌듯해졌다.

일반적으로 1∼10회 입문자 단계에서는 평보와 속보를, 11∼120회 초급 단계에서는 평보, 속보, 구보를 배운다. 120회 이상은 중급이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다이어트 효과로 관심을 보이면서 승마가 급속히 대중화되고 있다. 이승용 팀장은 “마사 2개 동을 더 지어 올해에는 80마리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규모를 확장했다”고 말했다.

가격은 헬스클럽의 퍼스널트레이닝(PT) 수준. 로얄새들클럽은 회원권에 따라 1회에 6만∼8만 원 선이다. 일대일 강습을 원하거나 고급용 마필인 웜블러드(순수 혈통)를 고집하면 회당 12만∼15만 원으로 비싸진다. 헬멧과 챕(종아리를 감싸는 가죽)등은 빌려준다. 수도권에는 30∼40개의 승마클럽이 있고, 자세한 정보를 모아둔 승마 포털사이트와 동호회 카페도 늘고 있다.

약 30분 동안 강습 체험을 해본 다음 날. 평보와 좌속보만 해봤는데도 허벅지 안쪽에 근육통이 생겼다. 말을 꾸준히 타면 배와 허벅지만큼은 날씬해질 것 같았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은 것은 말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사람은 말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과정이었다.

고양=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크로스핏, 이소룡 체력 OK… 댄스, 잠잘 때도 흔들게 하네▼

체력에 초점 맞춘 단체 운동 ‘크로스핏’

크로스핏은 몸짱이 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체력을 기르는 게 목표다. ‘리복크로스핏박스’에서 염희진 기자(오른쪽)가 로잉머신을 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남은 5초, 정신(줄)을 그냥 놓으세요. 포기는 없습니다.”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 내게 빨간 옷을 입은 트레이너가 속삭였다. 악마의 속삭임 같았다. 바벨을 어깨에서 머리 위로 드는 ‘푸시 저크’ 동작을 끝내고 마지막 관문인 턱걸이를 하려는데 숨이 턱까지 찼다. 하지만 같이 운동하는 팀원들에게 뒤지고 싶지 않은 오기가 생겼다. 턱걸이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어 밴드를 철봉에 걸어놓고 반동을 이용해 목표분량을 채웠다. 이날 총 운동시간은 18분. 1시간 8분처럼 느껴졌다.

기자는 12월 27일 서울 중구 을지로 ‘리복크로스핏박스’에서 크로스핏을 체험했다. 크로스핏은 197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피트니스다. 2∼3년 전 국내에 소개됐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2010년 크로스핏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에서 ‘리복크로스핏박스’ 11곳을 운영하고 있다.

크로스핏은 미용에 치중했던 ‘몸짱’ 열풍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어떤 일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실질적인 체력을 기르는 게 목적이다. 이를테면 직장인에게는 무거운 가방을 메고도 지치지 않는 게 크로스핏을 하는 목표가 될 수 있다.

‘워크아웃 오브 더 데이’라고 불리는 그날의 운동프로그램은 크게 △메타볼릭 컨디셔닝(저강도 반복 달리기, 유산소 자전거 타기) △짐네스틱스(턱걸이 점프 등 체중을 이용해 몸을 다루는 운동) △웨이트 리프팅(벤치프레스 숄더프레스 등 무게를 들어 올리는 운동) 등으로 구성된다. 매일 운동프로그램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날의 운동 미션을 시작 직전 알려준다. 수강료는 센터별로 다르며 한 달에 20만∼25만 원 선이다.

한때 요가와 등산, 수영을 주기적으로 하고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은 적 있는 기자는 운동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처럼 땅바닥 기어가기, 앉아서 뜀뛰기 등으로 구성된 준비운동만 해도 모든 체력을 다 소진한 느낌이었다. 주어진 미션을 따라가기도 벅찼지만 해낼 경우 성취감은 어떤 운동보다 컸다.

크로스핏은 최대 15명으로 구성된 팀원들과 함께 하는 단체운동이다. 묘한 경쟁심을 유발한다. 동시에 유대감도 느끼게 해준다. 시간이 부족하고 의지와 체력은 더 나약한 직장인에게 추천할 만하다. 다만 정적인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참고로 최근 6개월간 운동을 소홀히 했던 기자는 크로스핏을 끝낸 다음 날 근육통을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았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음악이 있는 기분 좋은 운동 ‘댄스스포츠’

댄스스포츠 전문가인 박지우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제이스댄스스튜디오에서 여자 강사와 시범을 보이고있다. “몸치란 없다. 댄스스포츠는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박 씨의 지론이다.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빠른 춤을 배워볼게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제이스댄스스튜디오. 댄스스포츠 강사가 “느린 춤과 빠른 춤 중에 뭘 해보겠느냐”고 묻자마자 기자는 빠른 춤을 택했다. 사실 ‘왕년에 춤 좀 춰봤다’고 생각하던 터라 자신이 있었다.

배울 춤은 자이브. 댄스스포츠의 라틴댄스 5종목(차차차, 룸바, 자이브, 파소도블레, 삼바) 중 하나다. 템포가 빠르고 방방 뛰는 스텝이 특징이다.

왼발을 들어 뒤쪽 바닥을 찍은 다음 왼쪽으로 두 걸음 폴짝폴짝 뛰듯 움직이고 다시 오른쪽으로 두 걸음을 뛰어 돌아오는 것이 기본스텝. 발 움직임에 신경 쓰느라 상체가 구부정해지는 것은 금물이다. 등과 허리에 긴 나무막대를 댄 것처럼 꼿꼿이 몸을 세워야 한다.

제법 자세가 나올 무렵, 본격적으로 음악에 맞춰보기로 했다. 경쾌한 라틴음악과 함께 첫발을 내디뎠지만 다음 스텝을 밟기도 전에 박자가 먼저 흘러가 버렸다. 음악과 스텝이 몸에 익숙해지자 스텝을 유지하면서 방향을 전후좌우로 옮기거나 여성 파트너를 회전시킬 수도 있게 됐다. 땀에 티셔츠가 흠뻑 젖은 줄도 모르게 한 시간이 흘렀다.

“다른 운동은 대부분 몸을 혹사시키지만 댄스스포츠는 즐기다 보면 어느새 운동이 되죠.”

박지우 대표가 말했다. 여러 댄스스포츠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박 대표는 지난해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배우 최여진과 짝을 이뤄 우승하며 유명해졌다. 3월 열리는 ‘2013 아시안 오픈’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댄스스포츠는 과거 불륜을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박 대표는 “외국 파티에서는 댄스가 필수 교양”이라며 “최근 크루즈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선상 파티에 대비하려고 댄스를 배우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댄스스포츠는 커플 댄스이지만 혼자 배우러 와도 문제가 없다. 강사가 개인레슨을 해주거나 그룹레슨에서 짝을 지어준다. 초보자들은 차차차나 왈츠같이 스텝이 단순한 춤부터 배운다.

운동 효과는 기자가 체험해본 결과 충분하다. 달리기나 헬스처럼 고되지는 않지만 기분 좋게 땀을 흘릴 수 있다. 무엇보다도 바른 자세를 요구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체형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된다. 남자들은 매너까지 덤으로 배울 수 있다. 그룹레슨 가격은 주 1회 1시간 30분씩 배우는 데 한 달 20만∼30만 원이다. 개인레슨은 강사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며 스마트폰으로 선수들의 자이브 공연 영상을 찾아봤다. 댄스스포츠의 매력에 빠진 모양이다. 퇴근하면 아내에게 제안해 봐야겠다. “섈 위 댄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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