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1000타석 넘은 타자 비교해보니득점권 타율 0.354로 이대호와 비슷해도 ‘후반 박빙 상황서 한방’은 경쟁상대 없어
한화 김태균이 타격 자세를 취하기에 앞서 몸의 긴장을 풀고 있다. 김태균은 지난해까지 최근 5시즌 동안 10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에서 득점권 타율(0.354), 출루율(0.473), 장타율(0.595)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경기 후반 박빙 상황에서는 타율(0.363), 출루율(0.490) 1위였다. 장타율(0.492)은 8위. 동아일보DB
동아일보는 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자료를 토대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타석에 1000번 이상 들어선 타자 87명의 득점권 타율과 박빙 상황 타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최고의 해결사는 한화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이 기간 득점권 타율 0.354를 기록했다. 동갑내기 라이벌 전 롯데 이대호(현 일본 오릭스·0.352)와는 간발의 2리 차. 그러나 김태균이 투고타저 분위기였던 2010∼2011년 일본에서 뛰었다는 점, 롯데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이 대전 한밭구장보다 타자에게 불리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대호에게 오히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집중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넥센 유한준이 돋보였다. 최근 5년 동안 유한준은 타율 0.279를 기록했는데 득점권에서는 0.328, 경기 후반 박빙 상황에서는 0.344로 적시타 한 방이 필요할수록 점점 성적이 좋아졌다. 득점권과 경기 후반 박빙 상황 모두 전체 타율보다 4푼 이상 높은 타자는 유한준이 유일했다.
기준 타석을 1000타석에서 700타석으로 낮췄을 때는 2008∼2009년 LG에서 뛰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757타석)가 최고 해결사였다. 페타지니는 전체(1.022), 득점권(1.069), 경기 후반 박빙(1.125)에서 모두 OPS가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상황이 급박할수록 집중력도 좋아졌다.
흥미로운 점은 해결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반드시 팀 성적이 좋아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김태균, 유한준, 페타지니의 소속 팀은 이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최근 5년 동안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반면 같은 기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에서는 주축 선수 여럿이 해결사 순위 상위권에 포진해 있었다. 승리를 부르는 건 역시 한 명의 스타가 아니라 팀워크인 것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