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에 줄 돈 해넘겨… 일부 병의원선 진료 기피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저소득층의 진료비를 국가가 지원하는 의료급여 예산이 지난해에도 6000억 원 이상 부족해 의료기관에 제때 돈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병원 등 의료기관에 지급하지 못한 의료급여비가 총 6138억 원에 이른다고 4일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해 주지 못한 6138억 원은 이달 중 올해 예산에서 먼저 빼내 지급할 방침이다. 의료급여 예산이 부족해 미지급금이 발생하는 현상은 2010년 이후 해마다 반복돼 왔다.
복지부는 의료급여 예산 부족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지난해 말 미지급금 청산용 예산 4900억 원을 국회에 요청했지만 이 중 2800억 원이 삭감됐다. 따라서 올해 말에도 다시 수천억 원이 미지급되는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일부 병의원이 진료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외상 진료’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의료급여 대상자들을 돌려보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질적인 의료급여 예산 부족이 극빈층이 제때 진료를 받을 권리마저 침해하는 셈이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