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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 인선 마무리]22명중 14명 행추위 출신… 교수 5년전의 2배

입력 | 2013-01-05 03:00:00

■ 분과 간사-위원 분석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 인선 코드는 ‘전문가’였다.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진영 부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과 윤창중 대변인을 제외한 22명의 분과위원 중 현직 교수 13명, 교수 출신 의원 3명 등 교수가 무려 16명이나 된다. 5년 전 이명박 인수위 때 교수 출신이 8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배로 늘어난 셈이다.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다뤘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출신이 14명으로 공약과 새 정부 정책과제 수립의 연속성도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은 7명으로 3분의 1에 육박했다.

○ 친박 실세 정치인 배제

최경환 의원이나 권영세 전 의원 등 박 당선인의 측근 정치인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전문성 중심’ 인사 원칙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실세 정치인들이 들어갈 경우 자칫 몇몇 특정 인사들에게 힘이 쏠리면서 권력투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인수위 때는 현역 의원이 7개 분과 중 5개 분과 간사를 맡으며 사실상 인수위를 이끌었다. 그러나 박근혜 인수위 9개 분과 간사 중 현역 의원은 류성걸(경제1분과), 이현재(경제2분과) 의원 2명뿐이다. 이들도 정무형 정치인이 아니라 정통 관료 출신의 초선 의원이다. 안종범, 김현숙 의원도 전문가형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다. 최외출 기획조정특보나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빠졌다. 대선 기간 공약 실무를 총괄했던 안종범 의원은 예상됐던 국정기획조정분과가 아니라 자신의 전공과 관련이 있는 고용복지분과에 배치됐다.

○ 경제민주화 의지 퇴색?

대선 때 박 당선인의 주요 화두였던 정치쇄신과 경제민주화는 별도의 특위나 분과가 꾸려지지 않았다. 다만 관련 인사들이 인수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연속성을 갖게 됐다. 정무분과의 간사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와 위원인 장훈 중앙대 교수는 모두 대선 때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했다.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현재 의원은 행추위 경제민주화추진단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함께 위원으로 활동했다. 일각에선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1, 2분과 위원으로 참여하는 홍기택, 서승환 교수는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핵심 멤버다. 각각 금융 정책과 주택·부동산 정책 분야에서 박 당선인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왔다.

국정기획조정분과에는 박 당선인의 전체 공약을 꿰뚫고 있는 강석훈 의원과 행추위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준비해 온 옥동석 인천대 교수가 위원으로 임명됐다. 외교국방통일분과(김장수 윤병세 최대석 위원)와 고용복지분과(최성재 안종범 안상훈 위원)는 다른 분과와 달리 박 당선인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온 핵심 3인방이 그대로 인수위에 참여했다. 경제1분과에 박흥석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이 위원으로 참여한 게 눈에 띈다. 호남 인사 배려와 지역균형 발전 의지로 해석된다.

검찰 개혁을 다룰 것으로 예상되는 정무분과나 법질서·사회안전분과에 검찰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무분과 간사인 박효종 교수와 홍기택 교수 등 일부 위원은 보수 색채를 띠고 있다는 평가다.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게 된 유민봉 성균관대 교수는 바른사회시민회의에서 바른행정본부장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과 조윤선 대변인도 이날 발표 일정을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철통 보안 원칙이 지켜진 것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