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생쥐 샘과 줄리아카리나 샤프만 지음·모난돌 옮김/64쪽·1만4000원·문학수첩리틀북
저자가 병뚜껑, 종이, 아이스크림 막대, 천조각 등 재활용품을 사용해 3년간 만들어낸 생쥐들의 공간은 디테일이 살아있다. 재활용품 창고에는 폐지 더미 사이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가 있고, 음악연습실에는 빌리 홀리데이 음반이 있다. 아기 생쥐의 방에는 우유병과 베이비오일이, 침실 탁자에는 안네 프랑크의 일기가 놓였다. 방 하나하나가 팬케이크를 굽거나 빨래를 하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지닌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글자보다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생쥐의 방 그 자체에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구석구석에 놓인 소품을 짚어보게 된다. 정겹고 사랑스러운 또 다른 세계가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