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빙 경제대이동/스한빙 지음·차혜정 옮김/488쪽·1만9800원·청림출판
철저히 중국의 입장에서 세계 경제를 바라본 책이다. 똑같이 말이 배치된 하나의 체스판을 두고도 관점은 달라진다. 마주본 상대는 물론이고 훈수 두는 옆자리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책은 그동안 세계 경제에 대한 혜안을 미국과 서구의 석학들에게 갈구해왔던 독자에게 ‘대안적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2020년에는 미국을 추월하리라’는 중국 경제 낙관론부터 깨고 들어간다. 저임금 노동경쟁력은 동남아시아 국가로 이전됐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수출시장마저 잠식당한 상황에 직면한 중국인을 ‘고난에 빠진 민족’이라 칭한다.
저자는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예측가다. 상하이 자오퉁(交通)대 겸임교수, 상하이 정취안(證券)보 주필, 중국중앙(CC)TV 논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인구 대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부상 중인 모국의 편에 선 저자가 단단한 애국심으로 만든 알찬 결과물을 앉아서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독자들이 누리는 이 책의 달콤한 진가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