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시대, 어떤 일이…
하지만 10구단이 탄생하면 모든 게 달라진다. 꿈의 1000만 관중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근거 없는 희망만은 아니다.
○ 관중 증대는 구단 수 증대와 비례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구단 수 증가는 경기 수 증가를 불러왔고, 경기 수 증가는 인기 및 관중 증가와 직결됐다.
1991년 제8구단인 쌍방울이 창단하면서 한국 프로야구는 또 한 번 도약했다. 1993년 처음으로 400만 관중을 넘어선 데 이어 1995년에는 540만 6374명 관중을 동원하며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를 굳건히 했다.
그 뒤 외환위기와 함께 박찬호(전 한화), 김병현(넥센), 서재응(KIA) 등 유망주들의 미국 진출 러시가 이어지며 한동안 주춤하긴 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차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는 관중몰이를 계속했다. 2011년 처음으로 600만 관중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715만6157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7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혔다.
○ 10구단-1000만 시대 활짝
작년까지 8구단 체제에서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가 열린 프로야구는 9구단 체제가 시작되는 올해는 총 576경기를 치른다. 한 구단이 늘어났지만 팀당 경기 수는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들어 관중 감소와 수입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기록경기인 야구에서 경기 수 감소는 기록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일본 프로야구처럼 팀당 144경기 씩 720경기를 치르게 되면 968만4720명이 돼 꿈의 1000만 관중시대에 한발 더 가까워진다.
○ 야구장 신축 및 증축은 흥행 기폭제
10구단 체제의 도입에 발맞춰 전국 각지에서 야구장 신축 및 증축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현재 2만5000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팀은 LG, 두산, SK, 롯데 등 4개밖에 없다.
하지만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광주구장과 최근 시공식을 갖고 2015년 개장을 목표로 하는 대구구장은 흥행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 10구단 참여를 희망하는 KT와 부영 역시 2만5000석 규모의 구장을 신축하거나 증축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좌석 수는 더욱 늘어난다. 최근의 급격한 관중 증가율을 감안하면 2015년부터는 1000만 관중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하지만 모든 게 장밋빛만인 건 아니다. 10구단 체제는 선수 부족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 우려가 크다. 또한 현재의 제도 아래서는 초중고교 야구부의 신규 창단이 쉽지만은 않다. 설혹 창단된다 해도 프로에서 뛸 만한 선수를 배출하기까지는 적지 않는 시간이 걸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단 창단을 통한 프로야구 선수 수요 시장을 먼저 확대한 뒤 자연스럽게 선수 공급이 이뤄지도록 모든 관계자들이 뜻을 모아야 한다. 전반적인 야구 저변 확대 없는 10구단 체제는 작은 충격에도 허물어질 수 있는 모래성이 될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