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한 마리가 무려 20억 원에 가까운 돈에 팔렸다.
5일 새벽 일본 최대 수산물시장인 도쿄(東京) 쓰키지(築地) 어시장에서 열린 올해 첫 경매에서 222kg의 참치가 1억5540만 엔(약 18억7445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일본 역대 최고액이었던 지난해의 경매가 5640만 엔보다 3배가량 비싼 거래다.
쓰키지 시장에 본점을 둔 초밥(스시) 체인점 ‘스시잠마이’ 운영 회사인 기요무라(喜代村)사가 구매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경매에서도 최고가로 참치를 사들였다. 기무라 기요시(木村淸·60) 사장은 “경쟁 때문에 꽤 비싸게 산 것 같다. 양질의 참치로 일본의 원기를 돋우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도쿄 긴자(銀座)의 고급 일식점과 홍콩계 스시 체인이 경쟁적으로 경매에 나서면서 올해 낙찰가가 크게 올라갔다.
기요무라사는 이 참치로 만든 초밥 판매를 1인당 한 접시(초밥 두 점)로 한정해 평소 가격인 128∼398엔(1540∼4800원)에 내놨다. 원가는 접시당 4만∼5만 엔이지만 홍보 효과를 노려 싸게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자원 고갈 우려 때문에 참치 어획량을 규제하고 있다. 잡혀 들어오는 참치의 양은 매년 줄고 경매 가격은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번 참치 낙찰가는 너무 올라갔다는 게 쓰키지 시장 도매인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한 도매 상인은 “적정한 가격이 아니다. 하지만 사상 최고가 아니면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경매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