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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시대-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 김완주 전북지사

입력 | 2013-01-07 03:00:00

“지자체 허리 휘는 복지, 국가보조사업 전환을”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동아일보·채널A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역 균형발전을 이뤄야 진정한 통합 대통령으로서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 제공

“지역감정의 근본 원인은 지역 간 개발 격차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성공한 통합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 균형 개발을 성공시켜야 합니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3일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영호남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고는 국민 통합은 불가능하다”며 “말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공약이 실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수도권을 규제한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규제를 풀어줘 결과적으로 지방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던 것처럼 승자독식이나 무한경쟁을 정책 기조로 삼아서는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없다”며 “국가가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체계적으로 시행해 나가야 균형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문했다.

김 지사는 행정고시(14회) 출신으로 내무부와 청와대를 거쳐 민선 전주시장을 지낸 뒤 2010년 전북지사에 재선한 지방행정 전문가다. 이날 인터뷰는 임규진 동아일보 부국장과 김정훈 채널A 사회부장이 진행했다.

―직선제 이후 보수정당 후보인 박 당선인이 처음 전북에서 두 자릿수 득표를 했다.

“전북도민은 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새누리당에도 관심을 줬다. 새누리당이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영본부를 전북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해 전북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자 과거보다는 높은 지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한다.”

―탕평인사 차원에서 ‘호남 총리론’이 거론되고 있다.

“군사정부 시절 전북 출신 총리가 몇 명 나왔지만 전북의 형편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권한 없는 총리나 장차관 한두 명을 임명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 예산과 자원을 배분하는 주요 부처에 전북 출신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편적 복지 시대가 시작되면서 지자체의 부담이 늘었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지자체가 복지비용을 부담할 수는 없다. 전북처럼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은 특히 어려움이 크다. 도 예산 중 복지부담 비율이 37.5%나 된다. 나이 들면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오는 사람이 많아 낙후지역 지자체의 복지비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자체가 부담하는 복지사업을 하루빨리 국가보조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방행정 전문가로서 현재의 지방자치를 평가한다면….

“자치단체는 지방을 발전시킬 재원도 제도도 없다. 무늬만 지방자치다. 정부가 위임하는 것 이외에는 조례도 맘대로 만들 수 없다. 인원과 직급도 다 정해져 내려오고 집행권도 없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지방과 사전에 협의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수도권 중심으로 집행되는 재원도 획기적으로 재배분해야 한다.”

―지방행정도 혁신 대상 아닌가.

“정부가 지자체의 능력을 의심해 주요 권한을 위임하지 않고 있다. 1970, 80년대 의식 수준 그대로다. 지자체의 실력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가 실력이 없다면 중앙정부가 키워 줘야 할 것 아닌가. 지방행정의 혁신은 중앙정부의 혁신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새만금특별법이 개정됐다.

“내부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사업 추진체계를 ‘개발청’으로 단일화하고 ‘특별회계’ 설치가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사실 새만금 사업은 시작한 지 20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했다. 사업 주체가 정부 7개 부처에 나눠져 있다 보니 ‘사공 많은 배가 산으로 가는 격’이었다. 새만금 사업은 국비 11조 원과 민자 11조 원 등 22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정부가 먼저 인프라를 만들어 줘야 민자가 들어온다. 중국의 대규모 개발지구와 경쟁하려면 분양가도 낮춰야 한다. 박 당선인이 새만금 사업에 관심이 큰 만큼 완공 시기도 당초 2020년에서 3, 4년 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

―부영그룹과 함께 프로야구 10구단(부영 드래곤즈) 유치에 나서 경기 수원과 경쟁하고 있다.

“수도권에는 이미 4개의 프로야구 구단이 있다. 야구도 균형 발전을 해야 한다. 전북의 뜨거운 야구 열기를 KBO가 제대로만 알아주기만 한다면 유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전주시가 가장 먼저 대형마트 규제 조례를 만드는 등 소상공인 보호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가 강력하지 못하다. 조례를 만들려 해도 자치단체에 위임을 해주지 않는다. 지금처럼 뜨뜻미지근한 정책으로는 골목상권을 보호할 수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업종을 지정하고 대형마트 입점을 시장 군수 허가사항으로 바꿔야 한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잘될 것으로 본다. 통합되면 불이익을 볼 것이라는 완주군민의 의구심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6월 말까지는 통합 이후 비전을 보여줘 완주군민을 설득하겠다. 통합되면 청사를 완주군에 두기로 이미 합의했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 청년 구직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에 연 960만 원을 지원하는 고용보조금 제도 등으로 일자리 만들기 3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어렵더라도 꼭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해당 분야에서 일가를 이룰 수 있고 돈과 명예도 따라온다.”

※김완주 전북지사 인터뷰 내용은 7일 오전 8시 10분 채널A에서 방영됩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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