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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일수록 평판에 민감”

입력 | 2013-01-07 03:00:00

‘베르테르 효과’ 우려도




‘최진실가(家)’는 2008년 최진실 씨를 시작으로 2010년 동생 최진영 씨, 2013년 전남편 조성민 씨가 연쇄 자살하며 비운의 가족사를 썼다. 세 사람 모두 같은 방법으로 공교롭게도 40세의 한창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누구보다 화려했던 이 가족의 드라마가 비극으로 끝나자 국민도 충격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연쇄적 죽음에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씨 부부는 자신들의 파행적인 부부 생활이 계속 언론에 보도되면서 악성 댓글에 시달려 왔다. 특히 최 씨는 2008년 자살한 연기자 안재환 씨와 관련된 루머와 악플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씨는 ‘최진실 사채업자설’을 퍼뜨린 누리꾼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대중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최 씨의 사채업 연루설을 확대 재생산했다. 얼마 안 돼 헛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미 최 씨가 자살한 뒤였다.

조 씨 역시 여론의 뭇매에 신음해 왔다. 조 씨가 2004년 9월 이혼 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2005년 7월 내연녀인 심모 씨와 재혼하자 누리꾼들은 그에게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공인으로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뒤 새 출발을 하려는 조 씨에게는 가혹한 형틀이었다. 2008년 10월 최 씨가 자살한 뒤 조 씨가 두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을 주장했을 때도 ‘전 부인의 유산을 노리는 파렴치한’이란 비난이 그를 휘감았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명인일수록 악플에 취약한 경향이 있는데 최 씨와 조 씨 모두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모를 모두 자살로 잃은 두 남매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준수 서울대 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부모를 잃은 두 남매가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그게 남은 사람들의 의무”라고 했다.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이나 동경하는 사람이 자살하면 따라 죽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진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평소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유명인의 자살을 모방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변에서 세심하게 보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동영상 = 조성민 “죽어야지 사람들이 진심을 알아줄까” 생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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