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이 말만은 꼭 듣고 말테야”라며 주먹을 불끈 쥐며 열의를 불태우는 고교생들의 버킷 리스트를 들여다보자. 고교생들이 뽑은 ‘이 말만은 올해 꼭 듣고 싶다’ 목록은?
○ 인정형 “고마워♡”
“너는 정말 못하는 게 없구나.”
서울 명지고 1학년 박혜정 양(17)은 “무엇이든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딱히 인정받은 적이 별로 없다”면서 “방학 동안 체력단련에 힘써서 체육시간에 칭찬 듣는 게 소원”이라며 웃었다.
또 경북 안동고 2학년 구영모 군(18)은 “친구나 부모님 등 주변 사람들에게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 대입형 “합격하셨습니다!”
수험생이라면 한순간도 머릿속에서 떨쳐내기 어려운 대학입시. 실제로 예비 고3 중엔 겨울방학을 맞아 고3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자신이 진학하고픈 대학 캠퍼스를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 캠퍼스 사진을 찍어와 1년 내내 책상 앞에 붙여놓고는 공부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것.
2013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합격 낭보를 듣지 못한 지금 고3들은 정시 원서접수를 하면서 “합격”이란 말이 더욱 고프다. 마음은 이미 대학캠퍼스에 가 있는 학생도 많다.
경기 풍무고 3학년 김용강 군(19)은 새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우리 아이 과외 좀 해줄래요?”란 말을 들었으면 한다고.
○ 공주형 “예뻐졌네∼?”
예뻐지는 건 많은 여고생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새해 목표. 여고생들은 “외모 칭찬은 꿈에서라도 듣고 싶고,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포천고 1학년 박한아 양(17)은 “최근 떨어진 성적을 다시 올리는 게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할 목표이기는 한데, ‘예뻐졌다’는 말을 사실은 더 듣고 싶다”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공부와 외모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야심 찬 여고생도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반쪽’ 몸매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충남 태안고 2학년 최하영 양(18)은 “3학년 됐다고 공부 열심히 했나 보네? 살이 많이 빠졌어!”라는 말이 가장 듣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최 양에 따르면 ‘열공(열심히 공부함)→공부 스트레스로 식욕부진→성적은 오르고 살은 빠짐’의 과정을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될 거라고.
유수진 기자 ysj93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