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봉 ‘로봇 앤 프랭크’
로봇에 대한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 ‘로봇 앤 프랭크’. 호호호비치 제공
‘로봇 앤 프랭크’(17일 개봉)에는 깜찍하고 살가운 로봇의 얼굴이 보인다. 가정용 로봇이 보편화한 가까운 미래. 치매 증세가 있는 전직 금고털이범 프랭크(프랭크 란젤라)는 아들 헌터(제임스 마스던)에게서 건강관리 로봇을 선물 받는다.
먹는 것, 운동습관까지 깐깐하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로봇의 고민은 프랭크가 병에 걸려 죽으면 자신도 폐기된다는 것이다. 프랭크는 “할 일을 못하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라며 로봇에게 ‘취미’를 도와 달라고 조른다. 다름 아닌 빈집털이. 프랭크는 로봇이 자신의 전성기보다 능숙한 솜씨로 잠긴 문을 여는 걸 보고 더 큰 계획을 꾸민다. 건강관리 로봇의 얼굴에 복면이 둘러진다.
영화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떠올리게 하지만 후반부에는 힘이 떨어진다. 프랭크와 로봇의 애틋한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기에 부족해 보인다. 낯익은 배우들이 조연으로 나오는 게 눈길을 끈다. 리브 타일러가 프랭크의 딸로, 수전 서랜던이 여자친구로 출연했다. 12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