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학연구팀 “초등생 성적변화에 25% 영향 끼쳐”
책상이 마음에 안 든다고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는 “목수가 연장 탓을 하느냐”는 꾸중을 듣기 마련이다. 하지만 설계가 잘된 교실에서 공부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샐퍼드대 연구팀이 건축 전문 학술지 ‘건물과 환경’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 ‘교실 설계가 학생들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조명, 책걸상 디자인, 벽과 바닥 색깔 등 교실 환경이 초등학생의 성적 변화량에 평균 25%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이 10점 올랐다면 이 중 2.5점은 교실 설계 덕분이라는 뜻이다.
연구팀은 잉글랜드 서북부 지역인 블랙풀 소재 7개 초등학교 34개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 751명을 대상으로 교실 설계 관련 변수 10가지와 학생들의 성적(읽기, 쓰기, 수학 등 3개 과목) 변화량의 관계를 분석했다.
교실의 자연 및 인공조명과 책걸상을 비롯한 가구 디자인, 다양한 학습활동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 등이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영국 사립학교 모스본 커뮤니티 아카데미 교실. 디자인 전문 웹진 ‘디진’ 제공
이 밖에 교실 인테리어는 정돈돼 있으면서도 학생들의 주의를 적당히 끌고(복잡성·complexity) 교실 벽과 바닥, 가구의 색깔은 밝되 고학년은 따뜻한 색, 저학년은 시원한 색이 성적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색·colour). 또 한 방향 이상에서 자연광이 들어오고, 양질의 인공조명이 많이 설치돼 있으며, 창을 가리는 장애물이 없을 때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조명·light).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피터 배럿 교수는 “좋은 교실 디자인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뚜렷한 기여를 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정책 입안자들과 교실 설계 및 이용자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