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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적용않는 비급여 진료비 9일부터 일괄 공개

입력 | 2013-01-09 03:00:00

심평원-소비자원 홈피 올려 병원별 차이 비교 가능해져
1인 병실료 최대 6배 격차… 병원들 “변수 고려안해” 반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한국소비자원이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9일부터 홈페이지에서 일괄 공개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별로 들쭉날쭉한 비급여 진료비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지금까지도 병원들은 의료법 제45조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를 자체 홈페이지에 올렸다. 하지만 환자가 알 수 없는 영어로 진료항목을 표시하는 등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본보 2012년 2월 3일자 A1면.

본보는 지난해 ‘의료복지, 비급여의 덫’ 시리즈를 통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한 바 있다. 이에 정부가 개선책을 마련해 일괄 공개하게 됐다.

▶본보 2012년 2월 3일자 A1면 건보 비적용 진료비, 최대 500만원 차이
▶본보 2012년 2월 3일자 A3면 진료비, 부르는 게 값?
▶본보 2012년 2월 4일자 A3면 비급여, 왜 자꾸 늘어나나
▶본보 2012년 2월 4일자 A3면 배보다 배꼽이 큰 ‘선택진료비’
▶본보 2012년 2월 7일자 A8면 임의비급여 분쟁 속출
▶본보 2012년 2월 7일자 A8면 의료 시스템에 메스를

심평원은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대형 대학병원)의 상급병실료, 초음파진단료,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료, 캡슐내시경검사료, 교육상담료, 제증명수수료 등 6개 항목을 우선 공개했다. 상반기에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임플란트 시술, 다빈치로봇수술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대상 기관을 상급종합병원(44개)에서 종합병원(319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일괄 공개로 확인된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진료비 격차는 상당했다. 예를 들어 1인실 병실료의 경우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이 48만 원으로 가장 비쌌다. 가장 싼 단국대병원(8만 원)의 6배였다. 2인실 병실료가 가장 비싼 곳은 세브란스병원(21만5000원)으로, 가장 싼 인제대부산백병원(5만 원)의 4.3배였다.

이대목동병원의 유방 초음파진단료는 21만3000원으로, 최저 가격인 순천향대서울병원(7만4900원)의 2.8배였다. 전신 PET는 길병원(155만 원)이 가장 비쌌고, 가장 싼 대구가톨릭대병원(90만 원)의 1.7배였다.

제증명수수료도 큰 차이가 났다. 상해진단서는 최고와 최저 사이에 13.8배 차이가 났다. 이 밖에 PET(몸통 1.6배, 전신 1.7배), 캡슐내시경검사비(수입 재료 필캠 1.9배, 국산 재료 미로캠 1.7배), 당뇨병 교육상담료(11.8배)도 격차가 컸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번 공개를 계기로 병원들이 고가 진료비를 스스로 조정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들은 “병원의 다양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 국민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대형 호텔과 일반 모텔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격이다. 같은 1인 병실이라도 병원의 질적 수준, 서비스, 종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비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