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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대위원장에 박병석 유력

입력 | 2013-01-09 03:00:00

초선 36명 미니의총 열어 ‘원내대표 추천권 존중’ 합의
“종편 출연제한 방침 등 편가르기로 선거 패배”




민주통합당 초선 의원들이 8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니의총’을 열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참석 의원들은 당의 진로와 정체성, 대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을 하루 앞둔 8일 초선 의원들은 당의 진로와 정체성, 대선 패배 책임론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박기춘 원내대표가 주재한 간담회에서였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전체 127명 중 43.3%인 55명. 이 가운데 36명이 참석했다. 박남춘 김현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 성향이거나 도종환 진성준 의원 등 대선 때 문재인 전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했던 인사들은 불참했다.

김승남 의원은 “정체성과 노선을 수정해 중도층을 껴안아야 한다”고 제안했고, 김기준 의원은 “정체성과 노선은 물론이고 당명, 당 색깔, 심지어는 당사도 바꿔야 한다. 다 바꿔야 산다”고 가세했다. 한 의원은 “(통합진보당 등과의) 통합과 연대로만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 했던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당론인 ‘종합편성채널 출연 금지’가 대선 패배의 한 원인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두 명의 의원은 “우리의 정책, 후보를 알릴 기회도 박탈당했고 민주당의 ‘편 가르기’가 부각됐다. 득표율 몇 %는 저쪽(새누리당)으로 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18대 국회 때였던 2011년 12월 종편 출범 때부터 ‘출연 금지령’을 당론으로 채택해 19대 국회 2년차를 맞은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전날 박 원내대표가 마련한 전직 원내대표단 간담회에서도 종편 출연 금지령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고 한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가 “항공 노선이 신설됐는데 설령 특혜 시비가 있었다고 치자. 그렇다고 비행기 안 타고 배 타고 다닐 거냐”고 지적했다는 것.

초선 의원들은 4시간의 격론 끝에 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존중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대선 때 선대위의 중책을 맡았던 사람은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순옥 의원은 “당 쇄신과 혁신을 위해서는 책임져야 할 사람이 나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인영 우상호 의원 등 선대위 핵심이었던 초·재선 의원 11명이 꺼낸 ‘박영선 비대위원장 카드’를 비판한 것이다. 박 의원은 문 전 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3명) 중 한 사람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오후 재선 의원 모임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후보를 단수로 결정해 9일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에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충청 4선으로 계파색이 옅은 박병석 국회부의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2011년 6월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한 뒤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전례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주류와 비주류 간 충돌로 추대가 아닌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이남희·김기용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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