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한정땐 인재풀 좁아져… 첫 책임총리 능력우선 여론도
조윤선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8일 기자들에게 박근혜 당선인의 최근 일정에 대해 “차기 정부의 인선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장관 제청권이 있는 국무총리 인선은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사안이다. 어떤 인물을 발탁하느냐에 ‘박근혜 정부’의 연착륙 여부가 달린 셈이다.
지금까지 대탕평 인사라는 기조 속에 ‘호남 총리론’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최근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박 당선인 주변에선 “호남 출신 총리는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출신지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인물을 총리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비호남 총리론’의 부상은 이번 총리가 세종시 시대를 여는 첫 총리인 동시에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책임총리라는 점에서 능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12월 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능력과 경륜을 중심으로 총리 후보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80.9%)이 ‘출신 지역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16.4%)보다 월등히 많았다.
‘비호남 총리론’이 부상하면서 후보군도 다양해졌다.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안대희 전 대법관은 법질서와 국민 안전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 기조와 맞물려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목 전 재판관은 서울, 안 전 대법관은 경남 함안 출신이다.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낸 충청과 강원 출신을 배려할 개연성도 있다. 충청권 인사들 사이에서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합당해 충청지역 표 몰이에 일조한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박 당선인과 친분이 두터운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국회의원 7선에,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순형 전 의원(충남 천안)도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정부에서도 총리 후보로 거론되곤 했던 오명 KAIST 이사장의 이름도 나온다. 서울 출신인 오 이사장은 행정 경험이 풍부한 데다 과학과 정보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어 ‘박근혜 정부’ 조직 개편의 핵심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과 안착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