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간판급 프라이빗뱅커(PB)들로부터 올해의 투자 환경을 들어보고 유망 상품을 추천 받았다.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 완화’로 늘어난 유동성은 안전 자산보다는 위험 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 PB센터장은 “지난해는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면 올해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이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국가들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상민 신한은행 PWM도곡센터 팀장은 “경기 회복이 더딘 선진국보다는 신흥 국가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며 “선진국 통화 가치는 떨어지고 신흥국 통화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의 인기는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 팀장은 “굳이 채권에 투자한다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가 쪽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말 10개 증권사의 PB 20명을 대상으로 2013년에 수익률이 가장 높을 상품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주식이 1위를 차지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上底下高) 패턴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에는 약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피는 1,900에서 2,350 사이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양종오 KB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주식 관련 상품에 투자한다면 올해 상반기가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며 “증시가 약세를 보일 때 추가로 주식을 사들이면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개별 주식보다는 주식형 펀드
매년 시장규모가 성장 중인 ETF는 올해도 주목할 만하다. 2012년 ETF 시장에는 4조 원 규모의 자금이 새로 들어와 전체 시장규모는 14조 원을 넘어섰다.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거래 비용이 적고 매매가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투자처로 꼽힌다.
주가연계증권(ELS)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웅태 우리은행 투체어스 대치중앙센터 PB팀장은 “올해 증시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 같다”며 “이런 증시 흐름에서는 ELS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실물 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달러화 자산보다 금의 보유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이는 금값 상승 요인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금통장이나 금펀드 등 관련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 최고의 재테크는 절세
올해 재테크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절세(節稅)’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낮춰지는 등 세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주목할 상품으로 즉시연금이 꼽힌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내고 매달 연금 형태로 일정액을 받는 상품이다. 내달 나올 세법 개정안 시행령에 따라 비과세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고액 자산가가 아니라면 비과세 재형저축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재형저축은 과거처럼 고금리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비과세라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연간 급여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와 연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인 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분기별로 3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7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된다.
한우신·신수정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