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불법 도박장 업주와 동업관계인 경찰관 등이 경쟁 업주의 배후 경찰관 등 13명을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경찰은 특히 경쟁 상대를 사살한 뒤 폭력조직배를 소탕한 것처럼 사건을 조작해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ABS-CBN방송과 현지 신문들은 당초 경찰과 폭력조직 간의 총격전으로 알려졌던 해당 사건이 상호 경쟁관계에 있던 불법도박장 배후 경찰관 등의 무장충돌이었다고 9일 보도했다.
경찰 대변인은 6일 케손 주 아티모난 고속도로 검문소 부근에서 지역경찰 간부 알프레도 콘세미노와 부하 직원 2명이 피살됐다고 밝혔다. 공군 장교와 병사 각 1명도 함께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이 당시 타고 있던 SUV 차량 2대는 무려 184발의 총탄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은 이와 관련해 콘세미노가 불법도박 업주의 동업자였고 그 일행을 사살한 경찰관 역시 해당 도박장과 경쟁관계에 있던 업주와 연계된 것으로 미뤄 도박장 영업을 둘러싼 사건이라고 전했다.
경찰 대변인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들 경찰이 도박장 업주와 손잡은 경위를 밝혀낼 방침이라며 특히 사건 당시 총격전 아닌 '처형'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범행 경찰관 등은 당시 정차 신호를 무시하고 달아나던 갱단과 총격전을 벌여 13명을 사살하고 현장에서 탈출한 조직원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경찰관이 연루된 도박사업은 '웨텡(Jueteng)'으로 불리는 불법 도박으로 부패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조성하는 수단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에 앞서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 역시 웨텡 업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불법 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불명예 퇴진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동아닷컴>